가을이 떠나가네

입력 2025년12월15일 21시39분 박정현 조회수 266

가을이 머문 자리에서

가을이 떠나가네    

(권곡眷榖) 박정현  

저녁노을 붉게 물들어
가을은 황홀한 빛을 남기고
저만치 떠나간다.
세월의 흐름이여,
그대는 속삭이며 사람을 적시는
탐닉자.

나의 가을은
토스카나의 영혼이 춤추던 파도,
붉은 담쟁이덩굴이
도성(都城)을 휘감던
오래된 추억 속에 머문다.

시간은 촉매(觸媒)의 걸음으로
세월을 재촉하고,
늦가을의 삭풍은
나뭇잎들을 하나둘 털어낸다.

가로수 아래
온 세상이 덮인 적막한 거리,
나는 그 길가에서
잠시 머무는
나그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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