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ic
2024 신년특집 우수교육인
전통 민화 세계화 견인하는 미래콘텐츠학과
예술적 소양 갖춘 민화 작가 육성의 초석
이미형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 문화콘텐츠과 주임교수
이미형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 문화콘텐츠과 주임교수는 탄탄한 기법을 토대로 독창적인 화폭을 구축해 나가는 민화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전통 오방색을 품은 민화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데 몰두하고 있다. 특히 세련된 색감과 숙련된 필치로 묵직한 울림을 전하고 있는 이 교수는 화폭에 담긴 상상력과 해학성, 도상성의 의미를 상기하며 전통 민화의 함의된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전통 민화는 옛 선조의 정서와 한국의 역사, 문화, 사상, 철학 등이 융합된 종합 예술 장르”라며 “화려한 기교 없이도 한국적인 선과 채색 능력을 갖춘 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 전통 민화 계승 발전에 이바지
2015년에 개설된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 문화콘텐츠학과는 문화·콘텐츠 분야에 대한 지속적 연구와 예술성 향상을 국내 멀티미디어 콘텐츠 산업화의 발전적 초석을 마련 해왔다.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유한 교수진이 수강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양질의 실기 교육을 제공, 인성과 교양을 갖춘 인재 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문화콘텐츠학과는 글과 그림, 문화재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콘텐츠 분야를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산업화하는 실용 학문 과정입니다. 명지대학교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전통민화, 현대민화 및 캘리그라피 과정을 비롯해 아로마테라피 과정을 개설함으로써 수강생에게 배움의 기쁨과 문화예술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미형 주임교수는 ▲전통민화 ▲현대민화 ▲창작민화 ▲K-민화지도사 세부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민화 이론 및 실기를 쉽게 익히고, 민화의 조형적 언어와 전통 사상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창작물을 완성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여기에 일정 교육커리큘럼 이수 후 개인전 및 단체전을 개최하도록 독려, 민화 작가로서 진출하는데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세계로 도약하는 K-민화, 콘텐츠 발전에 앞장서는 교육에 중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 민화, 한국적 선과 채색미 품은 장르
민화는 조선시대의 민예적인 그림으로 정통회화의 조류를 모방해 생활공간의 장식 활용을 위해, 혹은 민속적 관습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다. 문인화에 비해 구성이 파격적이고 대상물을 익살스럽게 표현하거나 특징을 과장해 그리는 것이 특징적이다. 또한 소재도 다양하다. 호랑이와 백로 등 동식물과 자연, 사물이나 현상, 생활 도구, 종교, 민간 신앙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대상이 된다. 과거에는 예술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낮은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최근 민화의 함의된 의미나 제작기법 등에서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민화는 우리의 시대상을 반영한 장르로서 색채와 발원, 기복 등에서 친숙한 내용을 담고 있어 현대인에게도 정서적인 편안함을 안깁니다. 때문에 배움에 있어서도 명암 표현이나 원급법 등 탁월한 미술적 테크닉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한국적 선과 채색 능력을 갖춘 이라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죠. 실제 명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는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이 전공과 무관하게 민화로 하나가 돼 배움의 열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특히 민화의 자유로운 채색과 ‘오방색(五方色)’ 갖는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오방색은 황(黃)·청(靑)·백(白)·적(赤)·흑(黑)의 다섯 가지 색으로서, 각각의 색이 고유의 역사와 사상, 문화, 철학, 심리학에서 얽힌 뜻과 의미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많은 이들이 민족의 혼이 담긴 민화에 내재된 가치를 향유하면서 한국적 선과 채색미를 작품 활동을 통해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 희망의 울림 전하는 민화 작가로
“미술치료를 배우면서 미술로 누군가를 치유하고자 한다면 감상에서 나아가 직접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붓을 들었지만, 민화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웠다고 자부합니다. 화지에 선을 떠서 채색하고, 오방색의 깊이를 유영하면서 작가로서 투영하고 싶은 메시지를 소재에 구체적으로 형상화할 때 벅찬 감동을 느꼈죠. 삶의 깊이가 담긴 민화를 그릴 수 있다는 건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이 교수는 희망을 노래하는 예술가로도 불린다. 그의 대표작인 <궁모란도>, <책가도>, <연화도>, <오봉도>, <쌍용도>, <호작도> 등은 우아하면서도 밝은 느낌의 색감으로 편안함과 더불어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이러한 이 교수의 탁월한 미술적 세계와 독보적인 실력은 국내 저명 미술대전 등에서도 빛났다. 그는 앞서 대한민국조형미술대전 대회장상을 비롯해 현대여성미술대전(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대상, 제23회 2023 올해를 빛낸 인물 대상 등을 다수 수상한 바 있다.
“민화는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해 있는 그릇된 통설로 인해 진면모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이를테면 ‘본 그림’으로 폄하하는 것이죠. 여기서 ‘본’은 ‘근본 본(本)’에서 비롯된 것으로 ‘근본이 되는 그림’이 바른 표기입니다. 임금의 옥좌 뒤 병풍에 그려진 <일월오봉도>가 ‘근본이 되는 그림’을 증명하는 대표적 작품이죠. 민화 작가로서, 교수로서 민화의 올바른 가치를 널리 알리고 세계화하는 것을 사명으로 합니다.”
이미형 교수는 잠재력과 역량을 갖춘 민화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당부하는 한편, 다수의 국민들이 전통 민화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오는 상반기에는 명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민화과정 수강생들과 함께 단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가로서 작품 활동에 온전히 몰입해 또 다른 나와 마주하는 것은 아주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진년 새해에는 많은 분들이 전통 민화에 도전해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길이 열리길 바랍니다.”
뉴스리포트=김은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