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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 할미·할아비바위 노을 (권곡眷榖) 박정현 해가 낮은 숨으로 바다에 말을 걸 때 할미·할아비바위는 서로를 향해 아직 떠나지 않은 마음으로 서 있다. 수많은 파도가 다녀간 자리마다 상처는 닳아 둥글어지고 기다림은 전설이 되어 남는다. 붉은 노을이 두 바위의 어깨에 천천히 내려앉으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약속이 빛으로 다시 봉합된다. 오늘의 아픔도 저 노을처럼 말없이 물들다 가라. 떠난 것은 바다로 흘리고 남은 마음은 서로를 향해 서 있기만 하면 된다. 해는 지지만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그 오래된 믿음이 이 저녁 우리의 숨을 조용히 고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