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배진권 중앙대 졸업전

입력 2026년01월10일 19시29분 김용환 조회수 241

- 시간의 깊이, 고요와 맥동의 서사 -

- 작가노트 -

 

나의 작업은 장노출(Long Exposure) 기법을 빌려, 육안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한 장의 종이 위에 정착시키는 과정이다. 렌즈를 통과한 빛이 긴 시간 동안 누적될 때, 찰나의 순간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스며들고 겹쳐지며 비로소 '영원'에 가까운 질감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한 한국의 자연은 멈춰 있는 듯 보이나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 대자연의 시간을 표상한다. 나는 이 거대한 캔버스 위에서 벌어지는 자연의 들숨과 날숨, 그리고 그 경계에서 피어나는 고요를 기록하고자 했다.

결국 나의 작업은 단순히 풍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빚어내는 시간의 결을 어루만지는 행위다.

거친 파도 속에서 피어오르는 부드러운 포옹, 소멸하는 듯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갯골의 맥박. 이 시선들을 통해 나는 격정적인 삶의 순간들도 결국은 부드러운 시간의 흐름 속에 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고요한 '시간의 서사'가 전시장이라는 좁은 공간을 넘어, 관객의 마음속에 깊고 넓은 사유의 바다를 펼쳐 보이기를, 그리하여 잠시나마 일상의 소음을 잊고 온전한 내면의 휴식에 닿기를 소망한다.

 

제목 : 서해의 맥 (Vein of the West Sea)

크기 : 1622mm X 1121mm

밀물과 썰물, 그 느린 들숨과 날숨을 셔터 속에 잠시 묶어둔다.

갯골은 단순한 물길이 아닌 대지가 숨쉬는 살아있는 호흡의 공간이자,

그 위를 지나는 수많은 생명의 기록이며,

땅과 바다가 맞닿는 경계를 드러내는 시간의 명암이다.

사라지는 흔적을 넘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명의 흐름을 조용히 관조한다.

시간이 빚어낸 갯골의 물결은 노출의 시간 동안 하나의 선율이 되고,

갯벌의 진흙과 모래는 미묘한 명암의 층위(Layer)가 된다.

눈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서해의 유구한 시간을 한 장의 종이 위에 현현(顯現)한다.

 


제목 : 조용한 파도 (Silent Waves)

크기 : 1622mm X 1121mm

"거친 파도와 바위가 만나는 자리에서, 나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깊은 고요를 마주한다."

찰나의 충돌은 긴 노출을 통해 은은한 하얀 안개로, 폭력처럼 보이던 자연의 충돌은

부드러운 포옹의 형태로 변모한다.

사진 속의 흰 안개는 실재하는 물보라가 아닌 바람, 파도, 바위, 그리고 그 앞에 선 내가

함께 흔들리며 남겨 놓은 감정의 잔상이다.

 


대지의 숨 (Breath of the Earth)

크기 : 2400 X 800mm

자욱하게 내려앉은 새벽 안개는 대지가 내뱉는 고요한 호흡이다. 첩첩이 쌓인 산맥의 능선과 들녘의 날 선 경계는 습윤한 공기 속으로 희미하게 지워지고, 거대한 산은 마치 수묵화처럼 아득한 실루엣으로만 존재한다.

선명함이 강요되는 세상에서, 이 흐릿한 풍경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나는 안개 속에 잠겨 평온하게 침묵하는 대지의 시간을 통해, 소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는 자연의 위로를 담아내고자 한다.

전시안내 ( 배 진 권 )

주 최 : 중앙대학교 CCP

장 소 :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

기 간 : 1월21 ~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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