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冬將軍)의 흐름

입력 2026년01월23일 17시01분 박정현 조회수 215

강추위 앞에서

동장군(冬將軍)의 흐름

(권곡眷榖) 박정현

동장군의 기세가 아무리 매서워도
온유한 시간 앞에서는
커피 향처럼 서서히 녹아든다.
따뜻한 잔 속에 마음을 담아 마시며
나는 정겨운 삶의 결을 다시 헤아린다.

엄동은
내가 미처 알지 못한 자리에서
풀잎처럼 숨 쉬는 세계를 품고,
그 고요 속에서
또 하나의 아침이 열린다.
가슴에는 크고 조용한 꿈 하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된다.

선명한 물결 위에 몸을 싣는 선원은
찬 바람의 빛을 가슴에 안고
바다를 바라본다.
그리움이 파도처럼 깊숙이 밀려와도
만선의 부푼 꿈을 품은 채
끝내 바다로 나아간다.

하늘이여, 땅이여—
높이와 깊이처럼
체와 심을 함께 지닌 우리는
깊은 산골 옹달샘에서
김을 내뿜으며 솟아나는 샘물처럼
삶의 근원에서 다시 뜨거워진다.

시간은 쉬지 않고 흐르고
머지않아 동장군은 물러갈 것이다.
그 자리에 새싹이 돋고
온 천지가 미세하게 몸을 뒤척이며
꿈처럼 살아 움직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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