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항상 장소를 데리고 온다

입력 2026년02월01일 11시13분 이미형 조회수 153

 충주의 느린 강물 위에서
강경의 저녁 종소리를 건너
김포의 바람은 국경처럼 흔들리고 양천의 골목에는아직 덜 부른 이름들이 남아 있다

 

 그리고
칸조 아리나까지
우리는 서로를 밀어 보내며 오늘이라는 학교길에 잠시 모인다

 

 책가방 속에는
각자의 집이 접혀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방 하나 못 박지 못한 창문 하나

 

글은
집을 짓기 전의 설계도처럼
새로운 세포에
천천히 각인되고 길은 문장이 되어 조금 더 멀리 뻗어 간다

 

그러니
잠들어 있던 나의 모든 주머니를 깨우자
동전 대신 숨을 먼지 대신 기억을 꺼내자

 

비어 있는 방 하나에
오늘의 체온을 들여놓으면
우리는 비로소 흩어졌던 곳으로부터 하나의 집이 된다

 

 기다림은 끝나지 않는다
다만
채워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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