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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雨水) (권곡眷榖) 박정현 겨울의 마지막 숨결 위로 잔비가 조용히 내려 굳게 잠든 흙의 문을 두드린다 얼음장 같던 마음의 결마다 투명한 물길 하나 열리고 보이지 않던 시간들이 속삭이듯 흐르기 시작한다 차가운 가지 끝 떨림 속에도 은근한 기운 번져 숨은 초록의 맥이 살아난다 젖은 흙냄새 피어 오르면 기다림은 더 이상 외롭지 않고 느린 물소리 따라 봄이 이름을 고쳐 부른다 우수(雨水) 지나 세상은 조금 더 부드러운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