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雨水)

입력 2026년02월18일 19시22분 박정현 조회수 189

우수 (雨水)

(권곡眷榖) 박정현

겨울의 마지막 숨결 위로
잔비가 조용히 내려
굳게 잠든 흙의 문을 두드린다

얼음장 같던 마음의 결마다
투명한 물길 하나 열리고
보이지 않던 시간들이
속삭이듯 흐르기 시작한다

차가운 가지 끝 떨림 속에도
은근한 기운 번져
숨은 초록의 맥이 살아난다

젖은 흙냄새 피어 오르면
기다림은 더 이상 외롭지 않고
느린 물소리 따라
봄이 이름을 고쳐 부른다

우수(雨水) 지나
세상은 조금 더 부드러운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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