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황금빛 휴식

입력 2026년02월23일 08시42분 박정현 조회수 98


천수만 황금빛 휴식

(권곡眷榖) 박정현

겨울의 숨이 낮게 깔린 바다
물결 위로 엷은 바람이 눕는다

해는 서쪽 끝에 걸려
하루의 무게를 천천히 내려놓고
노을은 황금빛 비단처럼
만(灣)을 덮는다

그때,
먼 하늘에서 검은 점 하나
둘, 셋
이윽고 선이 되고 면이 되어
기러기 떼 날아온다

V자 군무로
서로의 어깨를 빌려 바람을 가르며
낮의 끝과 밤의 시작을
정교하게 꿰맨다

끼룩, 끼룩
메아리로 번지는 생의 신호
노을 속에 번져
금빛 물결 위에 박힌다

잠시
시간도 날갯짓을 멈추고
황금빛 휴식 속에
하루가 고요히 깃든다

천수만은
말없이 그 모든 것을 품고
겨울을 깊게, 깊게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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