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인 시간의 흙

입력 2026년02월23일 20시43분 이미형 조회수 45

  내친김에
괭이 하나 어깨에 메고
말없이 산을 오른다

 

  바위는 오래된 침묵으로 나를 맞고
솔바람은 귀를 열어

먼저 다녀간 이들의 숨결을 들려준다

 

  꺼낸 산,
겹겹이 쌓인 시간의 흙을 헤치며
나는 작은 뿌리 하나를 찾는다

 

  구럭도 함께 메어보자
욕심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증표를 담기 위하여

 

  심마니가 되어
가슴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나의 산삼을 찾기로 한다

 

  “심봤다!”
외침은 골짜기를 타고 흘러
산울림이 되어 다시 내 가슴으로 돌아온다

 

  다른 결인 줄 알았던
산과 나
흙과 땀 숨과 바람은

 

  결국 같은 결이었다

 

  바구니가 넘치도록
캐어 올린 산양삼 한 뿌리
닮은 것은 내 안의 맑은 의지

 

  세포는 들썩이고
나들이 바람은
내 혈관을 타고 흐른다

 

  나는 산에서 약초를 캐는 

건강을 캐는 사람
살아 있음을 캐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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