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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01703
제공: 손영자 사진가
마곡사 대웅전.
법당으로 들어간 발이 벗어 놓은 ‘그림자’가 가지런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달랑 두 식구 사는 집에서도 신발 곱게 벗어 두기가 그렇게 어렵다. 그런데 절에서는 그게 된다. 시키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는 새벽을 깨우며 이곳에 왔을 것이다. 누군가는 가족의 손을 잡고, 또 누군가는 혼자서 조용히. 그렇게 세상의 신발들이 법당의 늙은 문턱 아래에 총총히 모였다. 작은 발, 큰 발, 바쁜 발, 지친 발이 한데 모여 쉰다. 달뜨고 숨 가쁘며 기쁘고 슬픈 길 위의 시간들이 잠시나마 안식한다. 그렇게 비워진 켤레마다 저마다 원하는 시간이 고여 들면 좋겠다.
‘조고각하(照顧脚下)’. ‘발밑을 살피라’는 이 쉬운 말씀을 따르기가 참으로 어렵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라는 말이 변명만은 아니다. 조감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절에 오면, 절로 그렇게 된다. 절집이라는 공간의 힘이다.
절에 가 보면, 알게 모르게 얼마쯤이라도 자신이 살펴진다. 절집이 문을 열어 두는 이유다. 절에 가는 행위는 그 자체로 성찰이자 기도다.
위는. 공림사
아래는 수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