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담은 사찰 꽃문] ④ 검박함이 꽃보다 곱다 ‘현대불교신문 연재컬럼’

입력 2026년03월08일 10시12분 손영자 조회수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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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01880

제공: 손영자 사진가

 


 

수도암 대적광전.

동안거 중의 김천 수도암은 깊이 침묵하고 있었다. 영하의 대기는 최대한 몸을 조여 겨울 산사의 침묵을 옹위한다. 숨도 아껴 쉬어야 했다. 침묵을 훼방하지 않기 위해서. 한 호흡에 한 걸음씩, 징검다리를 건너듯 적멸의 시간을 디뎠다.

 

대적광전 앞에서 뜻밖의 풍경을 만났다. 열린 꽃문에 또 하나의 세상이 열려 있었다. 유리창이 거울이 되어 머금은 풍경이다. 이 그림은 단순한 반영이 아니다. 절대고독의 시간 속에서 만물이 서로를 온전히 승인하는 현장이다. 또 한편으론 수도암이 겨울을 나는 진솔한 생활상을 가감 없이 드러낸 모습이기도 하다.

 

수도암은 수도산(1317m) 8부 능선 해발 약 1000m에 자리해 있다. 전국의 선방 가운데 사불산 대승사, 오대산 상원사와 함께 가장 추운 곳으로 이름 높다. 그래서 법당 안쪽으로 유리창 덧문을 달았다. 한지 바른 창으로 겨울바람을 견디는 건 사치스러운 객기다.

 

수도암 대적광전의 꽃살문은 질박하다. 억지 고졸(古拙)로 멋을 내지 않았다. 1969년에 법전 스님(조계종 11·12대 종정 역임)이 중창하면서 당시의 형편에 맞추어 지었을 뿐이다. 꽃살을 만든 소목장은 그 뜻을 신실하게 받들었다. 수도암 꽃살문은 검박함이 꽃보다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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