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嘉中 fictiot ‘총각딱지떼기’

입력 2026년03월12일 10시37분 김가중 조회수 278

Fantasy work docent: 우리들의 일거러진 浪漫遊戲

(누드작품들은 한국사진방송-보물창고에 넣어 둡니다.)

 

, 별거 아니래.”

그래도 좀그렇지 않냐?”

 

누군가는 괜히 담배를 꺼내 물었다가 손을 덜덜 떨며 불을 떨구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우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부끄러움에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진 채 몸 둘 바를 몰라 우물쭈물하는 모습은, 마치 막 세상 밖으로 나온 강아지 같았다. 아직은 세상이 얼마나 거친 곳인지 잘 모르는 얼굴들이었다.

 

인생 경험이 제법 쌓였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우리들은, 가끔 그 아이들을 꼭 한 번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겁먹은 어깨를 두드리며 이렇게 말해 주고 싶었다.

 

괜찮다고.

세상은 생각보다 더럽고 거칠지만, 그래도 살아볼 만하다고.

물론 우리는 그런 말을 실제로 하지는 않았다. 대신 웃으며 손짓했다.

 

, 들어와.”

 

문이 열리고 아이들이 하나둘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술 냄새와 향수 냄새, 그리고 아직 익숙하지 않은 젊은 체취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왔다.

 

어떤 아이는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다. 어떤 아이는 괜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당당한 척을 했다. 또 어떤 아이는 이미 얼굴이 벌게져 있었다.

 

그 모습이 참 우스웠다.

그리고 조금부러웠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잃어버린 얼굴들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은 전에 없이 열과 성을 다해 화장을 곱게 했다. 포주들의 성화에 못 견뎌 건성으로 하던 화장이 아니었다. 숨겨 놓았던 향수도 서로 돌려가며 뿌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게 안을 가득 채웠다. 바깥 골목에서도 웃음과 고함이 뒤섞인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평소에는 눅눅하고 어두운 이 거리가 그날 밤만큼은 마치 축제처럼 들떠 있었다.

 

누군가는 술잔을 들고 노래를 불렀고, 누군가는 테이블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췄다.

나는 잠시 문밖을 내다보았다. 붉은 전등이 흔들리고 있었다. 방마다 아이들이 거사를 치루고, 문밖에 줄 선 아이들의 표정이 가관이다. 아마 저 아이들도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세상이 얼마나 거칠고 냉정한지. 오늘 밤의 웃음이 얼마나 짧은지.

 

그래도 괜찮다.

오늘 밤만큼은.

이 거리는 오랜만에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그리고 우리도, 어쩐지 조금 취한 것 같았다.

술 때문만은 아니었다.

 

젊음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자 가게 안은 금세 소란스러워졌다. 선배라는 사람들이 먼저 술을 시키고, 괜히 큰소리를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신입생들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그 뒤를 따랐다.

문밖의 대기 줄이 거의 다 줄어들었다.

마지막을 기다리는 조용한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볼이 발갛게 달아오른 것은 술 때문은 아닐 것이다. 녀석의 입술이 뽀얗게 말라 있었다.

 

그 아이의 손을 잡아 방안으로 이끌었다. 마치 귀신거미가 개미를 잡아 모래속으로 파묻혀 들어가는 것 같은 모양새다. “너 나가 얼마고?”

몇 살이냐고? 사람 말도 몬 알아쳐묵냐?” 사실 물어 볼 필요도 없는 헛질문이었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내 나름대로의 써비스였다. “스무살에고 핏뗑이네, 시방부터 누구야라고 불러라 알아 묵었제..,.,“

 

처음이가? 당연허겄제 인자부터 네는 어른이다. 남자란 말이다. 진짜 머스마가 된기라. 이마빡에 붙은 핏띠이부터 띠었뿌라

 

아이의 어깨가 움찔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아주 작게 끄덕였다.

이름이 뭐고?”

우명입니다.”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다시 묻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웃음이 났다.

야 우명이고 구멍이고, 그렇게 얼어 있다가 그냥 갈끼가? 너는 가만 있거라 이 누나가 다 알아서 싸비스 해 줄 팅께아이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귀까지 벌게졌다.

 

아닙니다.”

그 말투가 어찌나 어색한지, 나는 참지 못하고 피식 웃어 버렸다. 그러자 아이는 더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너 지금 도망가고 싶은 거지?”

아닙니다!” 하지만 눈은 이미 솔직하게 말하고 있었다.

처음은 힘들지 그리고 성 스러운거야. 똥치의 구멍에 싸는 것이 웃기겠지만 거기 세상 아이가? 동정? 그기 뭔데?” 아이의 눈이 잠깐 올라왔다.

이거 한 잔 마셔.”

아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술잔을 들었다. 손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

, 그렇게 떨면 내가 무서운 사람 같잖아.”

그러자 아이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 아닙니다! 전혀무섭지는 않아요

우명이는 결국 눈을 질끈 감고 술을 한 번에 들이켰다.

어휴.” 모처럼 해 맑게 웃어보는 웃음이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주변에서는 여전히 떠드는 소리와 웃음이 가득했다.

 

그때 우명이 침묵을 조심스럽게 깨트렸다.

하나 물어봐도 돼요?”

뭔데?”

 

아이는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여기무서운 곳 아닙니까?”

나는 잠깐 아이를 바라보다가 웃었다.

녀석의 의도는 이곳에서 이런 일을 하는 여자에 대한 연민이었다.

 

누가 그래?”

선배들이

선배들은 원래 겁주는 맛에 사는 거야. 세상에 진짜 무서운 건 따로 있어.”

뭔데요?”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아직은 몰라도 돼.”

 

그 얼굴이 참 어리고 곱상했다. 세파에 조금도 시달리지 않은 순수함이 묻어났다.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가볍게 한 번 헝클어 놓았다.

오늘은 그냥 웃고 떠들다가 그냥 가.”

아이는 완전히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잠깐 뒤, 조심스럽게 웃었다.

아주 어설픈 웃음이었다.

우명아. 언제든지 다시 와도 돼, 마음이 더 커진 다음에 말이야, 알았지?”

아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

빨리 와! 아직 멀었어? 넌 왜 그리 길게 하냐?”

아이들이 녀석을 잡아끌고 골목 밖으로 사라지는 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며 멀어져 가고 있었다.

 

창밖을 한번 바라봤다.

붉은 전등이 또 한 번 흔들리고 있었다.

그날 밤, 이 거리에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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