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방은 모두의 책임이다, 희생도 공정해야 한다

입력 2026년03월18일 18시10분 채형기 조회수 156

[사설] 국방은 모두의 책임이다, 희생도 공정해야 한다

 

인천 부평구 군부대 집적화 논란이 던지는 질문

국방은 국가의 존립을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다.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방을 이유로 특정 지역과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이 집중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공정한 국가 운영이라 보기 어렵다.

 

최근 인천 부평구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군부대 집적화 계획과 이를 둘러싼 갈등은 우리 사회가 외면해온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한다. 국가 안보라는 이름 아래 감내해온 지역의 희생은 과연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군부대가 들어서는 지역은 소음과 개발 제한, 재산권 침해를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군부대가 빠져나간 지역 역시 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공동화의 위기를 맞는다. 군사시설의 이동은 한쪽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또 다른 지역에 새로운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를 반복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에 발의된 군부대 주변지역 보상을 위한 특별법은 늦었지만 필요한 시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부동의 입장을 보였다는 소식은 아쉬움을 넘어 우려를 낳는다. 국가 정책으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주저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고민도 이해할 수 있다. 보상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 재정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또 다른 형평성 문제는 없는지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문제 해결을 미루는 것은 갈등을 키우는 선택일 뿐이다.

이제는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의 방식이 희생에 대한 사후 보상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이익을 함께 나누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군부대가 들어서는 지역이 단순히 감내의 공간이 아니라, 경제적 기회와 발전 가능성을 함께 얻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군사시설 영향권을 기준으로 한 정밀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행정구역이 아니라 실제 피해를 기준으로 접근해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국방예산의 일부를 활용한 장기적 상생기금 등 안정적인 재원 구조가 필요하다.

 

셋째, 군과 지역경제를 연결해 상호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군부대 이전 지역에 대해서는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국방은 특정 지역의 희생 위에 세워질 수 없다.

그것은 국민 모두의 책임이며, 따라서 그 부담 또한 공정하게 나누어져야 한다.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국방 정책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

부평의 사례는 하나의 지역 문제가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국방 정책이 이제 효율뿐 아니라 정의까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용을 줄이는 선택이 아니라, 신뢰를 쌓는 결정이다.

 


사진 : 방치된 군부대 부지를 주민이 활용하는 주차장으로 꾸미고 개방한 모습

결제하실 금액은 원 입니다.
무통장 입금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