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예슬 초대展 “이 세계의 세입자들 Tenants of This World”

입력 2026년03월25일 13시22분 김가중 조회수 68

장은선갤러리

2026.4.8 () ~ 4.23 ()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19 / 02-730-3533

www.galleryjang.com .

 

 

미모의 젊은 여류조각가 천예슬 작가는 구상 조각과 병행해서 채색 드로잉작업을 한다. 작가는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세입자로서의 삶을 주제로, 다양한 생명들과 공유하는 세계를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간을 비롯한 동물, 곤충 등 모든 존재를 동등한 '세입자'로 바라보는 시각으로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밀도 있게 펼쳐낸다.

 

천예슬 작가의 작품은 인간이 이 세계의 주인이 아니라 잠시 머무르는 여행자이자 세입자라는 철학적 사유에서 출발한다. 화면에는 사람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과 곤충 같은 존재들이 위계 없이 등장하며, 모두가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유기적 관계를 드러낸다. 드로잉에서 시작된 선과 덩어리는 재배치되어 콜라주와 얕은 입체 구조를 이루며, 작은 무대처럼 구성되어 표현되며, 연극처럼 연출된 장면들은 생태적 위기와 존재론적 질문을 확장하게 한다. 작가는 강렬한 색채와 반짝이는 장식 요소 속에 삶과 죽음, 불안과 존재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2026년 봄의 계절에 맞추어, 천예슬 작가는 소풍같은 삶의 여정을 탐구한 조각과 채색드로잉 작업 30여점을 장은선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성신여대 조소과 수석입학의 뛰어난 실력의 작가는 현재 성신여대 대학원 재학중으로 다수의 국내외 개인전과 단체전을 비롯, 뱅크 아트페어 및 조형 아트 서울, 서울 국제 조각 페스타 등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왕성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IBK기업은행 본점, 성신여자대학교 박물관, 대만 그랑시에클 갤러리등 다수 기관 및 장은선갤러리를 포함한 각국의 갤러리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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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예슬 초대전 이 세계의 세입자들 Tenants of This World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소풍 온 여행자이다.”

 

삶은 시작과 끝을 가진 하나의 여정이며 동시에 각자의 이야기와 역할을 지닌다. 인간은 때로 삶을 멀리서 바라보는 관찰자가 되기도 하고 동시에 그 무대 위에서 직접 살아가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생명력을 지닌 인간의 육체는 언젠가 흙으로 돌아갈 흙덩이지만 주어진 시간 동안 우리는 자유 의지를 통해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러한 인간 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사유가 작업의 출발점이 된다.

 

인간은 이 세계의 주인이 아니라 잠시 머무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몸과 공기, , 시간은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 쓰는 것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을 이 세계의 세입자들로 바라볼 수 있다. 이 생각은 작업실 한구석에서 거미가 집을 짓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더욱 구체화되었다.

작업에는 인간뿐 아니라 강아지, , , 날파리 등 다양한 존재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위계적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존재들로 나타난다. 첫 개인전 Traveler에서는 인간을 여행자로 바라보았고 이후 작업에서는 그 여행 속에서 마주하는 삶의 장면들에 더욱 집중한다.

 

작업의 출발점은 늘 드로잉인데 이 드로잉은 계획된 스케치가 아니라 감정과 기억, 생각의 흐름 속에서 시작된다. 선과 덩어리 속에서 발견된 이미지들은 잘리고 다시 배치되며 새로운 장면을 형성한다. 종이 조각들은 구겨지거나 접히고 글루건을 통해 화면 위에서 입체적인 구조를 만든다. 이러한 방식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회화적 조각(painterly sculpture)’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면은 콜라주이면서 동시에 얕은 조각적 구조를 가지며 하나의 작은 무대이다. 관람자는 그 장면을 들여다보는 관찰자가 된다.

 

작품에는 비닐 포장지, 플라스틱, , 낡은 목재 등 버려진 재료들이 사용되고 이러한 물질들은 인간 문명이 남긴 흔적이자 언젠가 자연으로 돌아갈 존재들이다. 재료의 낡은 물성과 시간의 흔적은 그대로 유지되며 화면 속에서 오래된 기억의 장면처럼 서사를 가진다.

 

작품 곳곳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하얀 종이배는 인간 존재의 은유이자 시그니처 모티프이다. 굴곡 있는 물결은 험난한 인생의 여정을 상징하고 그 위를 떠도는 하얗고 작은 연약한 종이배는 이 삶을 항해하는 여행자 즉, 우리 모두를 상징한다.

또한 리본의 형태를 한 나비가 등장하여 장면 사이를 떠다니는데 때로는 관찰자처럼 때로는 조용한 안내자처럼 화면 속 세계를 연결한다.

 

작품의 장면들은 밝고 강렬한 색채와 큐빅과 같이 반짝이는 장식적 요소로 구성되면서도 그 안에는 삶과 죽음, 불안, 존재에 대한 질문이 함께 놓여 있다.

특히 치킨 시리즈는 소비 사회의 아이콘을 인류세적 상징으로 전환한 작업으로 학계에서 제안된 미래의 화석은 치킨 뼈일 것이다라는 관점을 반영하며 치킨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아이콘으로 재해석된다.

식탁 위 유희와 몰락, 전쟁과 도피의 장면은 연극처럼 구성되며 다음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가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개인적인 회상을 넘어 기후 위기, 생태 붕괴, 비인간 존재와의 공존이라는 동시대의 화두로 확장된다.

사라질지도 모르는 감각의 찰나, 망막에 맺힌 어떤 장면, 무심코 흘려 보낸 질문 하나.

그 모든 것들을 나만의 시선으로 조합하고 이미지로 다시 태어나게 함으로써 삶이라는 소풍의. 여정을 조용히 기록해 나가고 있다

종이배처럼 연약한 존재들이 이 세계를 잠시 항해하는 시간들.

우리는 이 세계의 주인이 아니라 잠시 머무는 세입자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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