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嘉中 fictiot 浪漫遊戲 ‘지구를 살린 스마트모빌리티 혁명’

입력 2026년03월28일 16시43분 김가중 조회수 118

스마트모빌리티!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조용하면서도 가장 거대한 혁명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처음엔 단순히 편리한 이동 수단쯤으로 생각했지만, 몇 년이 지나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세상 자체가 바뀌고 있었다. 한국같이 땅덩이가 좁은 나라는 특히 효과 만점이었다.

 

마이카시대!

어느 과학자는 말했다.

한국은 마이카 시대가 올 수 없다.”

사람들은 그를 비웃었다. 틀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맞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마이카 시대를 겪은것이 아니라, “먹어치웠다.”

하루 두 시간. 인류는 그 두 시간을 위해 스물두 시간을 낭비했다.

 

철과 플라스틱과 희귀 금속으로 만들어진 반짝이는 고철 덩어리.

주차장이라는 이름의 공동묘지에 가지런히 누워 있는 금속 관들.

그 안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모두가 그 안에 살고 있었다.

 

편리함이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광고는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인간은 풍요로워졌다.

대신 공기는 사라졌고, 바다는 썩었으며, 계절은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되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에어컨이 있으니까.

 

지구의 피부는 이미 수백 미터 아래까지 벗겨졌다.

광물을 캐내기 위해 시작된 상처는 멈추지 않았다.

 

자원이 고갈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사람들은 웃었다.

그럼 더 깊이 파면 되지.”

 

그래서 더 깊이 팠다.

지구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을 때, 인간은 그 소리를 지진 경보 앱으로 번역해 알림으로 받았다. 그리고 알림을 껐다. 귀찮으니까.

 

결국 지구는 거의 비어버렸다.

그래서 인간은 우주로 나갔다.

 

달을 깎아 주차장을 만들고,

화성을 갈아내 도로를 깔았다.

토성의 고리를 잘라 고속도로 방음벽으로 썼다.

 

이제 진짜 마이카시대네요.”

누군가 감탄했다.

 

모두가 박수를 쳤다.

박수 소리는 진공 속이라 아무도 듣지 못했지만.

 

지구를 살린 스마트모빌리티 혁명!

한때 거리마다 빼곡히 들어서 있던 자동차들은 점점 사라졌다. 주차장을 찾느라 빙빙 돌던 시간, 출퇴근길에 갇혀 있던 답답함, 사고의 공포까지그 모든 것이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처럼 과거 속으로 밀려났다. 사람들은 더 이상 내 차를 소유하지 않았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가장 적합한 형태의 이동체가 집 앞까지 찾아왔다.

 

오전 9시까지 부산.”

그저 이렇게 말하면 끝이었다. AI는 날씨, 교통 흐름, 개인의 건강 상태, 심지어 기분까지 분석해 가장 쾌적한 경로를 설계했다. 어떤 날은 지상 초고속 열차가, 어떤 날은 저소음 드론이, 또 어떤 날은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수상 캡슐이 선택되었다. 사람은 그저 몸을 맡기기만 하면 됐다.

 

대한민국처럼 비교적 작은 나라에서는 변화가 더 극적이었다. 고속도로는 점차 숲과 공원으로 되돌아갔고, 공항의 활주로는 태양광 발전소와 생태 보호구역으로 바뀌었다. 하늘은 더 맑아졌고, 밤하늘의 별은 예전보다 훨씬 또렷하게 보였다. 아이들은 매연이라는 단어를 교과서에서나 배우는 세대가 되었다.

 

도시의 구조도 변했다. 거대한 주차장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도서관과 정원이 들어섰다. 사람들은 이동 시간에 얽매이지 않게 되면서, 어디에 살든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었다. 출근이라는 개념조차 흐릿해졌고, ‘이동은 더 이상 부담이 아니라 하나의 휴식이 되었다.

 

비가 세차게 몰아쳤다. 빗줄기는 마치 땅을 뚫을 듯 거칠었지만, 과학자들이 걸친 옷과 유기의 몸을 덮은 천 위에서는 물방울이 맺히기만 할 뿐 스며들지 못했다. 연잎의 표면을 모방한 첨단 공법 덕분이었다. 빗방울은 닿자마자 튕겨 나갔고, 그 아래의 세계는 마치 비와 무관한 듯 고요했다.

 

드론의 프로펠러가 낮게 윙윙거리며 공기를 갈랐다. 과학자들은 조심스럽게 유기의 신체를 옮겼다. 생과 사의 경계에 선 몸은 기계의 팔 위에서 미세하게 흔들렸다.

 

한 과학자가 보호 헬멧 너머로 낮게 말했다.

자지의 합리적인 응급조치 덕분에 뇌로 가는 혈류는 간신히 유지됐습니다. 뇌사로 완전히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만얼굴과 신체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현재 상태로는 생명 유지 자체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드론의 상태를 확인한 뒤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 뇌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이후는 기술의 영역입니다. 오가노이드로 조직을 재생하고, 복원이 불가능한 부위는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로 대체하게 될 겁니다. 결과적으로완전한 인간은 아니게 되겠죠.”

 

빗소리 사이로 그의 말이 더 또렷하게 들렸다.

확실한 건 하나입니다. 유기라는 존재 자체는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드론이 서서히 떠올랐다. 유기의 몸을 실은 채 어둠 속으로 미끄러지듯 상승했다. 붉은 표시등이 빗속에서 희미하게 깜빡였다. 과학자는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였다.

 

경과는 추후 보고드리겠습니다. 곧 다른 드론이 도착해 귀가를 도울 예정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남겨진 공간에는 다시 빗소리만이 가득 찼다. 그러나 그 소리는 더 이상 단순한 비의 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무언가가 끝나고, 동시에 전혀 다른 형태로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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