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嘉中 fictiot 皇山之藝術Nude ‘원숭이의 슬픈 전설 猴子观海

입력 2026년04월10일 11시50분 김가중 조회수 306

어릴 때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던 얘기가 신비주의 서유기다. 손오공보다 더 재미있는 영웅은 우리에게 있을 수 없었다. 황산의 정상 사자봉에선 그가 우리를 마주 보고 새하얀 안개를 뿜어낸다.

 

몽실몽실한 구름을 위에서 보면 솜뭉치 같아 폴짝 뛰어내리면 사뿐히 받아 줄 것 같다. 훌쩍 뛰어내리면 닿을 듯 코앞에 보이는 바위가 황산의 절경 중 가장 인기 있는 원숭이 바위란다. 새하얀 비안개 속에서 숨바꼭질하는 바위가 마치 근두운을 타고 여의봉을 휘두르며 오묘한 도술을 부리는 손오공처럼 신묘하다. 이 바위 주변엔 실제로 성질머리가 김가중 닮은 원숭이들이 많이 산다고 한다. 제천대성 손오공이 다스리던 화과산의 원숭이들과 같은 종류다. 물론 이 절벽에서 폴짝 뛰어내리지 못했고 우리가 촬영하고 있는 위치에선 원숭이들이 보이지도 않았다.

 

원숭이 바위 후자관해(猴子观海)'후자망태평(后者茫太平)‘ 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황산의 바로 아래 태평현을 바라보고 있어 이름 붙여졌다. 사자봉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운해를 슬프게 바라보는 원숭이 모양의 바위는 슬픈 이야기를 머금고 있다.

 

그날 밤, 별빛은 황홀했고 달빛은 유난히 맑고 부드러웠다.

하늘 아래 첫 동네인 태평현은 고요했고, 뒷산 황산의 봉우리들 사이로는 은빛 운해가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여인은 잠든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의 눈은 깊고 따뜻했으며, 말투는 어딘가 서툴렀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다. 사랑에 눈이 먼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이 행복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사실 원숭이는 잠들지 못했다.

그는 여인의 숨결을 느끼며,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있었다.

이대로 아침이 오지 않으면 좋겠다그의 속삭임은 바람에 묻혀 사라졌다.

 

하지만 세상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질서가 있었다.

황산의 옛 신령은 인간과 짐승의 경계를 엄격히 지키는 존재였다. 그는 이미 이 결혼을 알고 있었다. 하룻밤, 단 한 번의 기회만을 허락했을 뿐이었다.

 

동이 트기 직전, 하늘이 푸르게 물들기 시작할 무렵

문득 차가운 바람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원숭이는 몸이 굳어가는 것을 느꼈다.

손끝이 돌처럼 굳고, 목소리가 점점 나오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여인의 손을 잡았다.

미안하오그리고고맙소.”

여인은 잠결에 그의 손을 꼭 잡았다.

그러나 눈을 뜨기 전, 그의 온기는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

기어이 아침이 오고 여인은 혼자였다.

 

그리고 집 밖, 산길 끝자락에는

운해를 바라보는 하나의 바위가 생겨 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듯,

마치 다시는 닿을 수 없는 사랑을 그리워하듯.

 

사람들은 그 바위를

후자망태평, 후자관해태평현을 바라보는, 혹은 바다를 바라보는 원숭이 바위라 불렀다.

 

여인은 매일 그곳에 올라갔다.

말없이, 울지도 않고, 그저 바위 곁에 앉아

함께 보았던 그 밤의 운해를 다시 바라보았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어도

바위는 움직이지 않았고, 여인 역시 떠나지 않았다.

어느 날, 짙은 안개가 산을 덮은 날, 그녀는 더 이상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 후로 사람들은 말한다.

안개가 가장 깊은 날,

운해 위로 희미하게 두 개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靜夜思 (정야사) - 李白 (이백)

床前明月光 (상전명월광): 침상 앞의 밝은 달빛,

疑是地上霜 (의시지상상): 땅 위에 내린 서리인가 하였네.

擧頭望明月 (거두망명월): 고개 들어 밝은 달을 바라보고,

低頭思故鄕 (저두사고향): 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하네.

 

모델은 방울방울 눈물을 떨구고 있다. 그녀가 울고 있는 것은 원숭이 바위의 전설이 슬퍼서가 아니다. 그녀는 그 전설을 알지 못했다. 평생 산을 올라 본 적이 없어 다리가 눈물이 날 만큼 아팠고 안개 속의 천 길 낭떠러지가 정말 무서워서 울었단다. 대원들은 운해 속에 신묘한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는 황산의 절경을 찍느라 여인의 누드에는 관심도 없다. 깎아지른 절벽에 붙어 설 때도 없어 북새통을 이루며 카메라를 들이대면 사고도 날 수 있는 형편이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ㅎㅎㅎ 이 해괴망측한 촬영, 황산의 정상 사자봉의 누드 촬영은 유일무이 기상천외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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