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봄날, 장지위에 채색, 63x46cm, 2015
2026.04.15 (수) – 05.11 (월)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
문의: 오현금 010-3115-7551
전시 개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토포하우스는 고영미(46) 작가 개인전, <찬란한 봄날, 역설
의 풍경>을 4. 15일부터 5. 11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3월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이
란 전쟁을 계기로, 작가가 2006년부터 작업한 소위 ‘전쟁 풍경화’ 20여점을 선보
인다.
기획 의도
미술은 세상과 분리되지 않는다. 한국전쟁(1950~1953)의 참화를 겪었으며 여전히
잠재적 분쟁국가인 한국 사회, 하나의 지구촌인 국제사회 시민으로서
미국·이스라엘-이란 중동전을 보는 고영미(Ko Young-mee·46) 작가는 아픈 기억을
떠올린다.
20여년전 동생이 군 복무중 한쪽 눈을 실명했으나 작가는 폐쇄적인 군에
책임이나 보상을 요구할 수 없었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이 땅의
소시민으로써 무기력하기만 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합법적 목적으로
군대를 독점하고 있지 않은가. 고영미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조하며 그림으로 시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강렬한 주제 의식을 투사한 작품은 시간을 관통하며 작가 자신도 변화시킨다.
동생은 국가유공자로 처우받게 되었으나 이후 북한의 핵 위협, 전쟁으로 치닫는
국제정치 문제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 조약 기구, NATO)가입 시도와 이에 따른 러시아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4년간 양측 희생자 120만~180만명(사망자
25만~60만명)를 내고도 종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중동의 가자 지구,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적 학살은 과거
박해의 희생자였던 유대인, 혹은 그 후손들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억압하는 가해자가 되는 역설을 낳고 있다.
지금 시대 한국 작가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이란 등에서의
전쟁의 참화를 접하면서도 인간이 행하는 폭력에 대한 분노, 약자들에 대한
연민을 표현하고 있는가?
고영미 작가는 하루에도 수백 번 언론에 오르는 중동 전쟁 사진과 영상들이
보여주지만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본다. 공중에서 투하된 폭탄에 미니어처
장난감들처럼 부서져 내리는 건물들 풍경, 연기가 시커멓게 솟아오르는 정유시설
폭발과 쏟아져 내리는 분진들 속에 더 깊은 고통이 계속되고 있음을 안다.
이란-미국·이스라엘 전쟁은 미사일 궤적, 요격 장면, 레이더 화면, 열감지 이미지
같은 비물질적 시각 정보로 소비된다. 풍경은 궤적과 신호의 집합이다. 지면과
공중의 풍경이 충돌한다.
고영미가 4년간 접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뉴스화면, 위성 이미지, 드론
영상, SNS에 떠도는 파편화된 크립의 정보이다. 한반도에서 바라보는 유럽과
중동의 풍경은 장소가 아니라 매개된 이미지들의 층이다.
작가 노트
“예술과 (국제)사회는 각각 독립된 영역이 아닌 상호 연관된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 나는 예술을 미적 감상의 대상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 논의와 구조를
반영하는 매개체로 인식하기에 그렇다.”
“미디어에서 보는 간접 경험, 타인의 일이 나 자신에게 전가되어 불안한 심리를
갖는다. 몸으로 기억되고 축적되어 작업으로 표현된다. 그러기에 작업은 단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대변한다.”
“뉴스를 통해 바라보는 전쟁은 하나의 이미지, 씬이다. 영향을 받지만 알 수 없는
거리감이 있다. 시퀀스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데 쉽지 않다.”
작가 소개
1980년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2003년)및 동대학원(2005년) 졸업
홍익대학교 디자인·공예학과 색채전공 미술학 박사(202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