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嘉中 fictiot 皇山之藝術Nude ‘안드로이드+휴머노이드+慈旨= 자즈노이드’

입력 2026년04월14일 13시35분 김가중 조회수 262

慈旨의 조상은 리얼돌이다. 그 역시 원래의 기능은 리얼돌었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성적쾌락 도구에 머문 것은 아니고 인간의 지적 능력을 탑재하여 유기의 연인으로서의 손색없이 충실했었다.

 

불한당의 흉기에 몸이 분해된 자지는 첨단 과학연구소로 옮겨져 재탄생의 과정에 돌입하였다.

과학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여 자지의 기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것 외에 외형적인 기능에도 최선을 다해 더욱 인간에 가까운 안드로이드로 만들어 내었다. 이제 그의 신체는 옷을 벗어도 인간과 구분할 수 없는 완전체 인간이 되었다.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안드로이드+휴머노이드+慈旨= 자즈노이드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냈다. 새롭게 탄생한 자즈노이드는 영화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들처럼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 외엔 인간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다운 인간이다.

 

慈旨란 임금 어머니의 유지를 받든다는 뜻으로 직역하면 자애로운 사랑 선한 아름다움 혹은 어머니의 정이 듬뿍 담긴 음식을 뜻하는 단어다. 재탄생한 慈旨2의 주인은 여전히 遺棄였다. 반면교사. 자지1이 수호천사로서의 능력을 갖추지 못해 불량배에게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되었기에 자지2는 무술연마에 주력했다.

 

자즈노이드 자지2는 완성된 순간부터 이미 인간과는 다른 시간 속에 살고 있었다. 수면도, 피로도, 감정도 없지만 목표만은 분명했다.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자지2의 전투 데이터를 매일 기록했다. 단순한 무술연마를 넘어, 그는 스스로 패턴을 분석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점점 더 효율적인 전투 방식을 만들어 냈다. 그는 24시간을 잠시도 허비하지 않고 학습에 매진했다. 100일째 되는 날.

실험실의 강화 유리 안에서 자지2는 다섯 명의 무장 시뮬레이션 적을 단 12초 만에 제압했다.

이건인간이 아니야.”한 연구원이 중얼거렸다.

아니,” 책임자가 고개를 저었다.“인간을 넘어서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지.”

 

그 시간, 유기는 여전히 의식의 경계 밖에 머물러 있었다. 숨은 이어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삶이라 부르기엔 너무도 희미한 상태, 식물인간이었다. 신체는 한때 인간이었다는 흔적만 간신히 붙잡고 있는, 찢기고 부서진 잔해에 가까웠다. 누가 보아도 걸레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처참한 상태였다.

그러나 완전한 절망만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첨단 오가노이드 기술이 그녀의 몸을 서서히, 집요하게 되살리고 있었다. 반 이상이 사라졌던 얼굴에는 다시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고, 텅 비어 있던 자리에는 눈의 흔적이, 무너진 중심에는 코의 형태가 되살아나고 있었다. 찢겨 나갔던 입과 입술, 부서진 치아와 혀까지인간이라는 형상을 되찾기 위한 복원이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문제는 그 아래였다.

녹슨 곡괭이가 깊숙이 파고들었던 배꼽 아래 두덩, 그곳은 단순한 손상을 넘어 완전한 파괴의 영역이었다. 고관절과 생식기는 녹아내려 형체조차 남아 있지 않았고, 오가노이드가 그 기능을 온전히 복원해낼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최악의 경우, 그녀는 생체 조직이 아닌 기계로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 위에 선 존재, 사이보그로서의 삶.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그녀의 뇌.

형태는 유지되고 있었지만, 그것이 그녀인지 기억과 의지, 감정이 돌아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했다. 몸이 아무리 완벽하게 복원된다 해도, 그 안에 깃들어야 할 주인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지 정교한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었다. 유기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그녀가 다시 눈을 뜰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은 생명의 인자다. 생명의 근원이요 개념으로 존재한다. 얼로 화해 인간의 정신에 거하면 비로소 생명으로서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유기의 얼은 더 이상 그녀의 육체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것은 의 상태로 환원되어 생명의 근원 그 자체로 초월적인 자유로 돌아가 있었다. 념은 개념이다. 아직 형태를 가지지 않은 생명의 가능성. 그것이 얼이라는 자아를 입고 인간에게 깃들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이 완성된다. 지금 유기의 육체는 연구소에 남겨져 있었다. 과학자들은 그녀의 생체 반응을 유지하며,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는 얼을 기다리고 있었다.

 

遺棄이 육체로부터 이탈하여 자유로워지는 것은, 우주법칙적 개념에서는 지극히 보편타당적인 현상이다. 다만 인간의 고정관념으로는 그것을 쉽게 납득하지 못할 뿐이다.

예를 들어 어떤 동물이 철창에 갇혀 살다가 스스로 잠긴 문을 따고 탈출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처음에는 믿지 못한다. 그러나 곧 그 현상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위해 핑계를 만들어 낸다. ‘그 동물의 지능이 여섯 살 아이 수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처럼 유기의 몸그로부터 벗어나는 의지 혹은 존재의 차이는 본래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로지 사람들은 그 차이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한편,

그 시간 유기의 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폐가촌 정릉골의 유령들과 노닐고 있었다. 사람이 살던 마을이 사람들이 다 사라지면 인간의 몸에서 념이 빠져나간 것과 흡사한 형태가 된다.

정릉골의 시간은 멈춘 것이 아니라, 버려진 채로 흘러가고 있었다.사람들에게서 떨어져 나온,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지 못한 어떤 잔영처럼.

한때 사람의 온기로 가득했던 마을은 이제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마치 육신에서 혼이 빠져나간 뒤 남은 껍데기처럼, 집들은 텅 빈 눈으로 골목을 바라보고 있었다. 벽은 허물어지고, 지붕은 찢긴 천처럼 늘어졌으며, 쓰레기와 먼지는 그 위에 얇게 내려앉아 시간을 덮고 있었다.

그 사이를 걷는 일은 불편했다. 발걸음마다 바스러지는 소리가 났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기척이 따라붙었다. 소름이 피부 위로 천천히 기어올랐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아름다웠다. 을씨년스러운 아름다움, 처절한 아름다움.

골목마다 살구꽃이 만개해 있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나무에서 터져 나온 꽃들은 오히려 더 집요하게, 더 눈부시게 피어 있었다. 허물어진 담장 위로, 깨진 창문 틈으로, 무너진 지붕 위로 꽃잎이 쌓였다. 죽어가는 마을 위에 덧씌워진 생의 흔적.

그 순간 은 이해했다. 그 작가 말하던 미의 새로운 개념을....드러나는 어떤 균형, 어떤 일치. 추함은 미의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궤도 위에 놓인 또 다른 얼이라는 것을.

그 작가의 집요한 개념이다. 결국 동질성이란 궤도 위에 일치되는 미의 새로운 개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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