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실제 삶을 결정하는 실물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정부가 국정목표로 삼고 정책적으로 밀고 있는 KOSPI는 오늘(15일) 미-이란전쟁이 끝날 것이란 기대감에 사뿐히 6000선을 넘어, 전고점을 뚫을 기세다. 원/달러 환율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선 아래인 1470을 가리키고 있다.
실물 부문이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은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 사고기업수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3월 그 수는 1만3851곳으로 지난 2월의 4907곳에 비해 2.8배나 증가했다. ‘사고기업’은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을 받고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으나 빚을 제때 갚지 못한 기업을 말한다.
사고기업이 올해 3월 갚지 못한 채무액은 5072억원으로 2월 3985억원에 비해 27% 늘었다. 이에 따른 ‘대위변제금’도 1월 4508억원, 2월 5536억원, 3월 5948억으로 늘어났다. ‘대위변제’란 보증기관이 기업 대신 은행권에 연체금을 우선 갚아주는 제도다. 보증기관은 자기 돈으로 빚을 갚은 뒤 해당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해 대위변제금을 회수하는데, 이 회수율도 약 5%에 머무르고 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연체액은 보증기관의 부실채권을 인수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손실로 남는다.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은 좀처럼 실물경기가 살아나지 않아서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주력산업이 호황을 이어가도 그 온기가 내수 기반인 중소기업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이재명 정부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은 돈이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하는 부동산에서 기업과 기술로 흐르도록 하자는 의미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도록 하는 정책도 일종의 생산적 금융 정책이다.
생산적 금융 정책은 방향은 옳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게 작동한다. 은행권은 부동산 담보대출로 ‘땅 짚고 헤엄치는’ 방식에 적응하면서, 기업과 기술에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는 금융의 본질적 임무에 소홀했다. 갑자기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생산적 금융을 하라고 하니, 위험이 덜한 대기업에 대한 대출만 늘리고 있다. 정작 돈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담보가 없다고 대출을 외면하고 보증기관에 대한 ‘보증 출연금’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보증기관 출연금이 2024년 1분기 1654억원에서 올해 1분기 5894억원으로 늘어난 것을 보면 이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생산적 금융’의 딜레마가 여기서 나타난다. 생산적 금융으로 중소기업에 돈이 돌아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대기업으로만 돈이 몰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보증 출연금 확대로 부실기업에 대한 보증이 급격히 늘어나고, 이것은 다시 연체금의 확대를 낳아 결국에는 국가의 채무가 늘어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노란봉투법, 주52시간 노동제, 65세 정년 연장 등 기업의 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막는 ‘민노총만 좋아하는’ 입법을 강행하면서 생산적 금융을 시행하니 실물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정부부채만 늘어나고 민생경제는 더 죽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당대표는 “이재명 정부는 망해가는 중소기업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인 중소기업이 시나브로 무너지고 있다. 뿌리산업이 중심인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수출 대기업의 경쟁력도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진 당대표는 이어서 “‘생산적 금융’은 은행의 목을 비튼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은행권의 자금이 중소기업으로 흐르게 하려면 본질적인 경쟁력이 높아져 마진이 남아야 한다. 기업의 비용을 높이는 반기업 악법을 쏟아내고, 수입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키는 환율은 방치하면서 생산적 금융만 얘기하니 ‘한국 경제라는 배가 산으로 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정일보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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