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深山幽谷 奇巖絶壁 신비의 마을’ 김가중 도슨트 皇山之藝術Nude

입력 2026년04월24일 09시22분 김가중 조회수 273

중국다운 중국을 찾겠다고 머릿속을 샅샅이 뒤졌지만 그게 무엇인지 뻑난 컴퓨처럼 멈춰 있었다. 뜨거워진 두뇌가 보여준 것은 중국 무협지로 변하는 과정 외엔 중국다운 중국이 없었다.

 

모든 누드 여행이 마찬가지였지만 특히 이 중국판 누드 여행은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비행기 측에서 말했다. “물감이요? 안 됩니다.”“왜요?” “이걸로 기내에서 김가중식 페인팅 퍼포먼스로 폭발시키면 승객들이 불안해합니다.”

 

그래이건 이미 평범한 여행이 아니야.’

 

현지, 상황은 더 심각했다.

원하는 색감의 물감은 구할 수 없었고,

대신 가게 주인은 캐캐 묵은 먼지가 풀썩이는 구석진 뒤편 곰팡냄새 나는 낡은 선반에서 찾아낸 이상한 가루를 가져왔다.

 

이거 물에 타면 색 나옵니다.”

이거 뭐예요?”

음식입니다.”

젠장 예술과 요리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왜 진즉 생각해 내지 못했지? 특히 수년간 숙성된...

 

모델, 그리고 또 하나의 큰 변수.

인터넷 공개모집으로 뽑힌 이 모델은

 

누드는 처음인데요.”

저도 이런 상황은 처음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위험에서 출발하여 위험으로 귀결될 위험을 위한 위험의 위험이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장소였다.

 

중국다운 배경이 필요합니다.”

걱정 마세요.”

 

현지 스탭이 그렇게 말했을 땐 그 의미를 몰랐다.

걱정 마세요

목숨은 알아서 챙기세요라는 뜻이라는 걸.

 

우리는 절벽으로 갔다.

정확히 말하면 길인지 의심되는 경로를 따라 올라갔다.

한 발 잘못 디디면

바로 인생 하이라이트 영상이 완성될 수 있는 구조였다.

이곳에 도달하기 위해 여분의 목숨을 천개 쯤 준비하고 뻥차를 탄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극한직업 각이었지만 사실 실제만큼 리얼하게 쓰지는 못했다.

 

여기 맞아요?”

, 거의 다 왔어요.”

거의라는 말이 제일 무서워요.”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곳.

그곳은사람이 한 명도 없는 마을이었다.

완벽하게 비어 있었다.

 

개도 없고, 닭도 없고, 심지어 와이파이도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풍경은 압도적이었다.

 

여기혹시 NPC 아직 로딩 안 된 거 아냐?’

 

하얀 담, 검은 기와.

정갈하게 이어진 골목.

 

마치 누군가

중국 전통 미학 풀세트를 설치해놓고 사람만 삭제한 느낌이었다.

한국에 흔해 빠진 영화 촬영 세트일까? 아니 절대 아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깊은 산속 아슬아슬한 절벽 사이에 낑겨진 빈 마을이었다. 마치 토종벌들이 인간계의 개입을 완벽 차단하고 지은 것 같은 신비주의 선계였다.

 

 

당연히 서울의 정릉골 폐가촌과 비교가 되었다.

거긴 현실적인 폐허였다. 1960년대 지어진 그 당시 도시빈민들의 보편적인 가옥 구조였다. 시멘트 블록들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구멍 숭숭 엉성하게 찍어낸 시멘트 기와 혹은 슬레이트를 덮어 살기에 썩 좋은 집은 아니었고 볼품도 별로 없었다. 그곳에서도 우린 수시로 페인팅 퍼포먼스, 악랄하게 모델에게 퍼붓곤 했었지....

 

하지만 여긴 달랐다.

 

여긴

너무 아름다워서 오히려 더 수상했다.

 

근데왜 아무도 안 살아요?”

모릅니다.”

어떻게 찾았어요?”

인터넷이요” “거짓말

 

스필버그, ‘인디아니 존스장이머우, 붉은 수수밭의 배경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한 고대의 유적지 같은 이 신비의 마을을 중국 스태프들이 어떻게 찾아냈는지 궁금증에 두뇌를 붙잡아 매고 씨름할 여지는 이미 없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 작업이 아니라 이상한 알고리즘에 선택된 인간들의 모임이었다.

 

바람이 불고,

문이 혼자 삐걱거리고,

모델은 계속 말했다.

 

여기뭔가 있는 거 아니죠?”

있어도 지금은 못 갑니다. 절벽이라서.”

 

그렇게 중국다운 중국의 색감을 찾으러 갔다가

인생의 공포 장르와 코미디 장르를 동시에 가미한 기상천외 기기묘묘한 페인팅 퍼포먼스 걸작 예술을 완벽하게 연출하게 될 줄이야...

그리고 아직도 궁금하다.

 

그 마을,

진짜로 사람이 떠난 걸까?

아니면 우리가 갔을 때만

잠깐 비어 있었던 걸까?

 

深山幽谷, 奇巖絶壁, 신비로운 마을은 걸리버 여행기의 그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왔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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