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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넋두리 (권곡眷榖) 박정현 무심히 밀려오는 세월의 물결에 어느새 닿아버린 중년의 언덕 굽이굽이 돌아온 길 위에는 꽃길도 있었고 가시밭도 있었지요 가벼운 날엔 헐렁한 신을 신고 무거운 날엔 돌처럼 발을 끌며 그렇게 바꿔 신은 시간 속에서 우리는 오늘까지 걸어왔습니다 김치 부침개 한 접시 앞에 두고 막걸리 한 잔에 마음을 적시면 지나온 날들이 안주처럼 올라와 쓴웃음 속에 따뜻이 스며듭니다 스쳐간 인연이라 여기기엔 너무 깊이 남아 있는 얼굴들 보통의 인연을 넘어선 그 이름들이 지금의 나를 지탱해 줍니다 돈도 명예도 사랑도 미움도 결국은 바람처럼 흘러가고 두 손 가득 쥐려 했던 것들마저 비워야 비로소 가벼워집니다 이제는 나란히 걷는 동반자들과 말없이도 서로를 아는 온기로 건강한 하루를 정성껏 쌓으며 후회 없는 길을 이어가 봅시다 우리가 머무는 이 자리마다 소박한 웃음 하나 피어나고 그 웃음이 모여 만드는 세상에 조용한 행운이 오래 머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