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慈旨는 신의 범주에 속하는 인간(?)이었다***
🎬 영화 시나리오
제목: 시간의 집 – 육체의 잔광
INT. 오래된 휘파(徽派, Hui-style) – 낮
빛은 들어오지만 밝지 않다.공기는 정지되어 있고, 시간은 흐르고 있다.
문이 열린다.
사진가가 들어온다.그 뒤로 모델 (20대, 무표정한 여성)이 따라 들어온다.
그녀는 아직 옷을 입고 있다.
INT. 거실 – 연속
가구들, 농기구들, 낡은 물건들.
사진가는 천천히 말한다.
사진가여기서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닙니다.
모델은 대답하지 않는다.그녀는 공간을 느끼고 있다.
INT. 부엌 – 세면대 앞
거울.
사진가가 카메라를 내려놓는다.
모델을 바라본다.
사진가 (낮게)벗어주세요.
정적.
모델은 망설이지 않는다.
옷을 하나씩 내려놓는다.동작에는 선정성이 없다.의식처럼 느리다.
INT. 부엌 – 계속
이제 그녀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
하지만 카메라는 육체를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피부 위로 스며드는 빛,시간과 대비되는 ‘지금’의 질감.
클로즈업
세면대의 닳은 표면 ↔ 모델의 피부
거울 속—
모델의 몸이 아니라다른 시대의 여인들이 겹쳐 보인다.
INT. 항아리 앞
사진가가 말한다.
사진가물… 한 모금 드세요.
모델이 바가지를 든다.
망설인다.
어디선가 들리는 목소리 (O.S.)“마시면… 돌아갈 수 없을 수도 있다.”
모델은 사진가를 본다.
사진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녀는 물을 마신다.
순간
소리가 사라진다.
피부의 톤이 미묘하게 변한다.살결이 ‘현재’에서 떨어져 나가는 느낌.
INT. 거실 – 연속
촬영 시작.
셔터 소리.
찰칵.찰칵.찰칵.
몽타주
— 모델이 서 있다 → 뒤에 옛 여인의 실루엣이 겹쳐짐— 그녀가 앉는다 → 마루에 스며드는 그림자— 그녀의 몸 일부가 가구의 질감처럼 변해 보인다
INT. 거실 – 계속
사진가는 점점 숨이 가빠진다.
그는 깨닫는다.
이건 촬영이 아니다.
내레이션 (V.O.)이 집은 기록을 허락하지 않는다.대신… 흡수한다.
INT. 부엌 – 거울 앞
모델이 거울을 본다.
거울 속—
그녀의 몸이 완전히 사라진다.
대신수많은 세대의 여성들이 서 있다.
INT. 거실 – 마지막 촬영
사진가가 마지막 셔터를 누른다.
찰칵.
정적
모델이 서 있던 자리에—
아무도 없다.
바닥에는 그녀의 옷만 남아 있다.
INT. 집 전체 – 롱테이크
사진가는 혼자 남는다.
그는 천천히 돌아선다.
거실 한쪽—
나무 의자 위에
아주 미세하게인체의 곡선을 닮은 형태가 생겨 있다.
INT. 부엌 – 수건
수건이 바람에 흔들린다.
수건의 목소리 (V.O.)“깨끗함은… 사라지는 것이다.”
마지막 컷
거울.
이번에는—
사진가의 얼굴이 없다.
그 대신
방금 사라진 모델의 형상이이 집의 일부처럼 희미하게 남아 있다.
FADE OUT
***synopsis**************
무심코 세면대를 들여다본다. 오래 쓰여 닳았는데도 추함이 없다.
오히려 ‘사용됨’이라는 시간이 가장 고급스러운 무게를 담은 색감이 되어 있다.
어둑하게 곰삭은 색깔, 장인의 영혼이 서린 정교한 무늬, 손때에 절은 세면대 위에 휴머노이드의 얼굴처럼 얹혀있는 작은 거울, 그것은 버즘처럼 벗겨져 있었지만 여전히 제 할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들의 얼굴 대신 이 집의 과거와 윗대의 그 윗대의 조상들, 그리고 가족들의 기나긴 역사를 비추고 있다.
이쯤 되면 확신이 든다.
“물 한 잔 드시겠소?”어디선가 들려온 것 같다.
아마도 이 집 자체가 말을 건네는 것 같다.
물 항아리 속 바가지는 둥실 떠 있고,
그 물은 단순한 약수가 아니다.
한 모금 마시면 인간이 아니라 풍경의 일부가 될 것 같은 불로의 향기가 난다.
횃대에 정갈하게 걸린 수건은“깨끗함이란 색이 아니라 태도다”라고 말했다. 눈부시게 하얗진 않았고. 하지만 수없이 빨리고 또 말려진 흔적이 고고하다.
거실의 가구들은 더 이상 기능적 사물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손때라는 시간의 층위를 입은 채, 세월이란 여과장치를 통과한 하나의 역사적 존재로 서 있었다. 그 잠재적 상태만으로도 충분한 환영을 만들어냈다. 탁자와 의자 심지어는 대문간에 가지런히 세워진 농기구들 갈퀴 삽 도리깨 괭이 그리고 낡은 손수레 마저.... 노동의 도구가 아니라, 지나간 생의 리듬을 기록한 조각들이었다.
그리고 나무로 만든 갖가지 생활 도구들은 아주 오랫동안 인체의 살결과 부대껴 본래의 색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대신에 저마다의 유구한 역사의 색으로 도색 되어 그 자체가 이미 세월의 예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