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어 우리 곁에 머문다

입력 2026년05월26일 10시28분 신원중 조회수 153

빛의 원 안에 머무는 한 인물은 기억 속에 남겨진 시간의 초상처럼 존재한다. 그의 표정은 말이 없지만, 오래된 삶의 무게와 침묵의 서사를 품고 있다. 화면의 다른 한편에서 그를 바라보는 여성의 시선은 과거를 회상하는 동시에 아직 끝나지 않은 감정을 응시한다. 두 존재는 서로 다른 시간과 차원에 놓여 있지만, 미세한 빛의 입자와 흐릿한 경계는 결국 하나의 정서로 연결된다.

이 작업은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어 우리 곁에 머문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인간은 부재를 견디기 위해 기억을 신화화하고, 남겨진 얼굴은 마음속에서 또 다른 풍경으로 재탄생한다. 둥근 빛의 공간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이자, 삶과 영원 사이를 이어주는 통로를 상징한다.

디지털 콜라주 방식으로 구성된 이미지 안에서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들은 충돌하지 않고 조용히 공존한다. 화면 속 인물들은 실제보다 더 선명한 감정으로 남아 있으며, 관객은 그 사이에서 자신의 기억과 상실, 그리고 그리움의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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