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마천’ 金嘉中 蒙㐔奇行 실화극장

입력 2026년05월28일 13시34분 김가중 조회수 214

이 먼저 몽골로 튀어가삤다. 념은 내 예술의 앞잡이다. 녀석은 실체도 없고 형체도 없다, 그렇다고 없는게 아니다 분명히 있다. 시간과 같은 개념이지만 시간과는 또 다른 개념으로 존재한다.

 

나는 아직 광희동 골목에서 순대국에 소주 말아묵고 있는데, 녀석은 벌써 울란바토르 기상청 뚫고 있었다. “행님몽골 지금 상태가 쫌많이 X됐심더

보내온 보고서를 읽는데 식은땀이 줄줄 났다.

 

몽골에는 (Gan)’ 이라는 게 있는데 여름에 가뭄이 와가 풀들이 다 타죽어 삔다. 소 양 말 염소가 단체로 우리 오늘 뭐 처묵노상태가 된다. 근데 더 무서운 게 있다.

쪼드(Dzud).’

이건 겨울에 하늘이 미쳐 돌아버리는 현상이다. 그냥 추운 게 아니다.

냉장고 문 열고 들어가서 ~ 따뜻하네?” 할 정도다.

 

강으로 굶어 죽기 직전인 가축들 위에 쪼드가 덮쳐버리면 초원이 통째로 시체안치실이 된다. 몽골 속담도 살벌하다. “쪼드 앞에선 부자도 무릎 꿇는다.”

아니 이 나라는 속담부터 이미 영하 40도다.

샤먼들은 하늘 보며 울부짖는다. “탱그리여어어어어!!!”

근데 하늘은 대답이 없다. 왜냐하면 하늘도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대지는 모성을 상실한지 오래이다. 사람들은 울부짖으며 탱그리(하늘님)를 향해 절규하지만 탱그리의 그 어떤 자비도 기대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은 지구의 특히 인간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다. 과거 미래 현재를 막 돌아다닌다. 보니까 어느새 사마천이랑 초원에서 말 타고 있더라.

 

행님 여기 흉노족 인터뷰 따왔심더.”

저 녀석 뭐야?

사마천 기록을 읽는데 거의 공포영화였다.

 

"문자가 없어 말로서 약속을 하고, 가축과 함께 자고 가축을타고 다니며 욕정이 차오르면 가축의 엉덩이에 붙어 수음을 한다. 풀을 따라 이동을 하니 머무는 곳이 따로 없고 말 젖으로 만든 술을 마시고 요구르트를 마신다. 들짐승을 매우 잘 잡고 날고기를 즐겨 먹고 싸우고 약탈하는 것이 그들의 천직이다. 무진 속에서 회오리바람처럼 달려와 그들이 누구인지 알기도 전에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하고 부녀자들을 겁탈하고 바람처럼 사라져버린다. 힘 있는 젊은이들은 좋은 음식을 먹고 늙은이들에겐 먹고 남긴 것을 던져준다. 젊고 튼튼한 것을 귀하게 여기고 늙고 쇠약한 것을 핍박한다. 아비가 죽으면 어미를 첩으로 삼고 형제가 죽으면 그 부인들을 모두 자기 처로 삼는다. 아주 먼 옛날부터 그들에겐 야생동물의 심장이 고동치고 인간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이 양반들 지금으로 치면 세계 최초의 바이커 갱단이었구나

말 타고 돌진하는데 뒤에서 먼지폭풍이 부와아아아아앙!!!”

활 쏘고 납치하고 사라짐. GPS도 없다. 블랙박스도 없다. 신고할 경찰도 없다. 그냥 당하면 끝이다.

 

몽골 애들은 걸음마보다 먼저 말부터 탄다. 한국 애들은 세발자전거 타다가 넘어져 울고 있는데 몽골 애들은 영하 50도에서 말을 탄다. 성인식은 더 환장한다.

눈보라 몰아치는 벌판에 던져놓고: “살아 돌아오면 어른.” “못 돌아오면하늘의 뜻.”

장갑도 없다. 패딩도 없다. 핫팩? 꿈도 야무지다. 손가락이 얼어 까매지는데도 말을 달린다.

뒤쳐지면?

늑대가 먼저 발견하냐 저승사자가 먼저 발견하냐 그 차이다. 말도 고드름 달고 달린다.

사람이고 말이고 콧구멍에서 얼음가루 뿜으며허어어어어억!!!” “이야아아아아!!!”

처절한 생존 다큐다.

 

그걸 보고 결심했다.

그래. 여기서 누드촬영 해보자. 념아 당장 저승사자 소환하거라 옆에 두고 해보자

지금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영하 40도에서 누드를 찍겠다는 인간은 예술가가 아니라 그냥 염라대왕 이웃사촌이 분명하다.

 

솔롱고스,

무지개가 뜨는 나라라는 뜻으로 몽골인들이 우리나라를 일컫는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그들의 뇌리엔 우리나라가 무지개가 뜨는 환상의 나라로 박혀있다. 언젠가는 몽골과 대한민국이 합쳐서 한나라가 되자는 말도 심심잖게 나 돌았다. 코리안드림은 그들에게 무지개와 같은 아름다움이었다. 사실 고대의 징기스칸 역시 고려는 나의 형제국이라며 자신들의 공주를 시집보내고 제국의 황위 서열 11번째로 우대했었다.

 

몽골인들에게 코리안 드림은 큰 소망중 하나이다. 그러나 코리안 드림도 우리나라의 불법체류금지법, 배타적인 민족성 등 그다지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이 꿈이 환상에 불과함이 드러나자 나의 누드 사건에 덧씌워져 난리굿당 난장 블랙코미디로 이어지게 된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현재의 몽골은 살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몽골의 미래 조차 어둡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머지 않아 우리가 부러워해야 될 만큼 번영을 구가할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땅거죽을 뒤덮고 있는 갈탄으로부터 시작하여 무진장의 철광석, 석유등 어마어마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70마리의 소가죽으로 풀무를 만들어 철로 되어 가로막힌 산을 녹여 없애고 몽골고원으로 진출하였다는 몽골의 신화에 비추어 보아도 그들의 땅은 자원의 보고임이 분명하다.

 

지금은 양이랑 말이 돌아다니지만 조금만 세월 지나면 세계가 돌아다닐 나라다. 근데 몽골인들은 원래 정착을 싫어한다. "네 놈은 네 놈의 똥이 있는데서 계속 뒹굴며 살아라."

이 말이 몽골의 가장 숭악한 욕지기다.

한 군데 눌러앉는 걸 답답해한다.

바람 따라 움직이고 풀 따라 이동하고 말 타고 사라진다.

그래서 그런지 몽골 초원에 서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

서울서는 맨날 아파트 대출이니 관리비니 주차 딱지니 카드값이니 머리 터지는데 거긴 그냥 하늘밖에 없다.

하늘.

바람.

.

그리고 얼어 죽기 직전의 예술가 한 명.

 

카메라를 들었는데 손이 얼어서 셔터가 안 눌린다.

모델들은 이를 덜덜 떨며 묻는다.

진짜 벗어야 합니까

나도 울고 싶었다.

근데 이미 여기까지 와삤다.

내도 모르것소, 나도 예술이 뭔지 알지 못하오. 그것이 목숨까지 걸어야 될 가치가 있는 것인지...”

그 말 하고 셔터 눌렀는데 찰칵 소리보다 먼저 카메라 배터리가 얼어 죽었다.

그 순간 초원에서 들려오는 늑대 울음소리.

아우우우우우우

스탭들 표정이 싹 굳었다.

누군가 말했다.

씨부럴우리 지금 국제망신 뉴스보다 사진작가 사망뉴스가 먼저 날 거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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