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전작가 작품리뷰, 단사회(단국대 사진예술연구회)창립50주년 동문전

입력 2026년06월05일 15시10분 강호성 조회수 2

단국대 사진예술연구회 ‘단사회’, 창립 50주년 대규모 동문사진전 “동행” 개최

박기전 작가의 'Water runs dry' 연작은 물과 생명, 그리고 소멸과 부재라는 심오한 테마를 자연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탐구한 탁월한 사진 시리즈입니다. 풍요로운 수자원의 풍경에서 시작해, 물이 사라진 극한의 환경(나미브 사막의 데드블레이로 추정되는 공간) 속 잔존하는 생명과 흔적을 추적하는 서사적 흐름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박기전 - Water runs dry1.jpg

"인공과 자연의 경계에서 누리는 풍요의 역설"

유려한 원근법과 직선미: 프레임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인공 수영장의 옥빛 물과 직선 구도가 원경의 자연 한강(혹은 호수)과 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수평선 너머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은 이 공간이 가진 생명력과 풍요를 대변합니다.

부재를 암시하는 오브제: 전경에 놓인 빈 의자와 그 위에 걸쳐진 하얀 수건은 직전까지 사람이 머물렀음을 암시하지만, 동시에 '텅 빈 상태'를 강조합니다. 이는 뒤이어 펼쳐질 물의 부재와 고독을 예견하는 서사적 장치로 작동합니다.

연작의 프롤로그로서 가장 찬란하고 풍요로운 '물의 상태'를 보여줌으로써, 향후 전개될 황량함의 깊이를 극대화하는 시각적 출발점입니다.

 

 

박기전 - Water runs dry2.jpg

"붉은 대지 위, 유일한 숨구멍이 된 초록의 존재감"

완벽한 기하학적 분할: 화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오렌지빛 사구(Dune)와 상단의 짙은 블루 스카이가 자아내는 색채의 대비가 강렬합니다. 텍스처가 극도로 정돈된 모래 벽은 그 자체로 거대한 추상화 같습니다.

중심에 박힌 생명의 쐐기: 사막의 척박함을 뚫고 화면 중앙에 당당히 자리 잡은 푸른 나무는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강한 햇살이 만든 나무의 짙은 그림자는 모래 위에 입체감을 부여하며, 물이 마른 땅(Water runs dry)에서도 끝내 살아남은 생명의 강인한 의지를 상징합니다.

미니멀한 구도와 강렬한 보색(오렌지-블루-그린)의 조화를 통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의 경외감을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낸 수작입니다.

 


박기전 - Water runs dry3.jpg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사막의 다중 레이어"

프레임을 장악하는 수직적 대비: 전경 좌측에 과감하게 배치된 고사목의 거친 기둥과 가지들이 화면에 강력한 전경(Foreground)을 형성합니다. 이 거칠고 어두운 선들은 원경의 부드러운 사구 곡선과 부딪히며 시각적 충돌을 일으킵니다.

하얗게 바랜 부재의 증거: 하단의 하얗게 갈라진 점토판(Clay pan)은 과거 이곳이 물이 흐르던 호수였음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증거입니다. 멀리 보이는 다른 고사목들은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묘지를 연상케 하며, 제목의 의미를 묵직하게 전달합니다.

전경과 중경, 원경의 깊이감이 매우 뛰어난 작품으로, 물이 떠나간 자리에 남겨진 화석화된 시간과 잔존하는 생명의 뼈대를 드라마틱하게 포착했습니다.

 


#박기전 - Water runs dry4.jpg

"푸른 하늘을 향해 뻗은 고독의 독백"

수직의 조형미와 여백: 화면 중앙에 당당하게 서 있는 한 그루의 고사목은 마치 하늘을 향해 무언가를 갈구하는 손가락처럼 보입니다. 하단의 하얗게 마른 대지와 상단의 압도적인 청명한 블루 스카이는 중간의 주황빛 사구를 사이에 두고 극적인 단절과 연결을 반복합니다.

그림자가 그리는 잔상: 강렬한 태양이 바닥에 수평으로 길게 늘어뜨린 고사목의 그림자는 나무의 실제 형태보다 더 뒤틀려 있어, 그들이 버텨온 세월의 고통과 갈증을 시각적으로 증폭시킵니다.

연작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입니다. 물이 완전히 마른 상태(Dry)의 최종 단계에서, 비록 생명은 다했을지언정 하나의 예술적 오브제로서 당당히 대자연과 맞서는 고사목의 숭고한 초상을 미니멀리즘의 정수로 담아냈습니다.

 

박기전 작가의 이 연작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물(정서적/실체적 생명력)의 감퇴와 소멸'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시각적 타임라인으로 엮어냈습니다. 파란 수영장에서 사막의 푸른 나무로, 그리고 마침내 뼈대만 남은 고사목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우리 삶에서 소중한 것들이 사라져가는 과정에 대한 은유로도 읽힙니다. 강렬한 채도 대비와 정제된 구도를 통해 관객에게 깊은 시각적 잔상과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는 훌륭한 기획과 연출이 돋보이는 연작입니다.

 

 

 

 


[서울=한국사진방송] 대학교 학생 사진가들의 주축이 되었던 사진예술의 산실, ‘단국대학교 사진예술연구회(이하 단사회)’ 동문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반세기의 역사를 총망라하는 성대한 동문 사진전 ’동행’을 개최한다.

이번 기념 전시는 #단사회 창립일인 오는 2026년 6월 9일(화)부터 14일(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 반포대로5’에서 문화예술계 안팎의 기대 속에 막을 올린다.

 

2026년 54기까지 배출한… 세대를 관통하는 한 시선의 ‘동행’

 

1976년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올해로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맞이한 단사회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학 시절의 순수한 열정부터 중견 작가로서의 깊이 있는 시선까지 모두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특히 이번 50주년 전시는 단사회의 기틀을 세운 1기 동문부터 파릇한 열정을 이어받은 23기 동문까지, 총 31명의 동문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반세기에 걸친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사진'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로 연결된 선후배들이 펼쳐내는 예술적 하모니는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치밀한 준비 끝에 선보이는 성대한 축제

 

이번 대규모 행사는 창립 50주년 추진위원장을 맡은 #강호성 의 지휘 아래, 수개월 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치밀하게 기획 및 준비되었다. 추진위원회는 작품의 선정부터 도록 제작, 전시 공간 연출에 이르기까지 완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강추진위원장은 “단사회가 5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명맥을 이어오며 훌륭한 예술가와 인재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선후배 간의 끈끈한 유대감과 사진에 대한 순수한 열정 덕분”이라며, “이번 전시는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자리가 아니라, 단사회가 걸어온 5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새로운 반세기를 향해 도약하는 기념비적인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갤러리 반포대로5] 유문석 대표는 작가들이 각자의 뷰파인더로 바라본 세상과 삶의 기록들이 어떻게 관객들에게 보여질지 기대된다고 한다. 이번 사진전 ‘동행’은 6월 14일까지 진행되며, 사진과 예술을 사랑하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 개요

전시명 : #단국대학교사진예술연구회(단사회) 창립 50주년 동문사진전

기간 : 2026년 6월 9일(화) ~ 6월 14일(일)

장소 : 갤러리 반포대로5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5층 / 대표 유문석)

참여 작가: 김혁수, 김학렬, 최용관, 곽경근, 김종영, 박진석, 차동규, 채문병, 홍권유, 유문석, 백석, 이용재, 황도영, 김상영, 박기전, 강호성, 박용범, 이현주, 이영호, 정혜욱, 고원용, 김철홍, 위인택, 김선숙 김상은, 임효정, 이환승, 권두식, 송병혁, 김아람, 한지아등 단사회 동문작가 총 3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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