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회초대전 작가를 만나다(49)] 카메라로 그린 수묵산수화, 바다의 일생을 담는 장노출의 미학 ‘김용환 작가’

입력 2026년06월24일 15시17분 은형일 조회수 239

[한국사진방송=은형일 기자] 40여 년의 세월 동안 카메라를 들고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의 푸른 숨결을 기록해 온 사진작가가 있다. 바로 이번 대한민국 국회문화예술초대전의 49번째 주인공인 김용환 작가다.

 

김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빛의 양을 제어하고 셔터 속도를 조절하는 ‘장노출 촬영법’을 통해 바다가 지닌 내밀한 이야기와 영원의 시간을 필름 위에 정착시켜 왔다.

 

동해의 거친 갯바위와 파도의 역동적인 일생, 서해의 깊은 갯골에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남해 어민들의 숭고한 삶의 터전과 어구에 이르기까지, 그의 카메라는 단순히 풍경을 포착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자연의 영혼과 교감하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마치 눈으로 볼 수 없는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세계를 시각화하여, 사진이 도달할 수 있는 회화적 경지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 출품작 정밀 분석 및 예술적 스토리텔링

김용환 작가의 작품들은 하늘색이 배제된 채 흐린 날의 부드러운 광선을 투과하여 탄생했다. 장노출 촬영을 통해 흐르는 파도의 하얀 포말을 안개와 구름처럼 극대화하였으며, 움직임 속에서 절대적인 고요를 찾아내는 ‘동중정(動中靜)’의 미학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시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관람객을 한국적 정서의 깊은 심연으로 이끄는 대표 출품작 3점에 대한 정밀 예술 분석은 다음과 같다.

 

1. "1김용환 파도가 그려준 그림(수묵화)"


●예술적 분석: 흑백의 극명한 대비와 부드러운 계조가 돋보이는 마스터피스다. 화면 중앙을 압도하며 우뚝 솟아오른 거친 암석의 질감은 억겁의 세월을 버텨낸 자연의 강인함을 대변한다. 반면, 그 바위를 감싸 안으며 휘몰아치는 파도는 장노출에 의해 완벽하게 정제된 하얀 포말의 안개로 변모했다. 바위 사이사이를 뚫고 피어오르는 듯한 백색의 기류는 마치 대자연이 거대한 붓에 먹을 듬뿍 묻혀 단숨에 내려친 강렬한 발묵(潑墨) 효과를 연상시킨다.

 

●스토리텔링: 거친 파도는 암석에 부딪혀 부서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하지만, 그 찰나의 소멸들이 모여 거대한 영원의 고요를 만들어낸다. 흑과 백, 단 두 가지의 색만으로 우주의 섭리를 담아낸 이 작품은 파도가 스스로를 지워가며 바위에게 헌사한 가장 아름다운 수묵화이자, 움직임 속에서 찾은 영원의 안식처다.

 

2. "2김용환 파도가 그려준 그림(수묵화)"


●예술적 분석: 수평으로 길게 배치된 암석 무리가 겹겹이 층을 이루며 운해(雲海) 속에 떠 있는 첩첩산중의 기암괴석을 떠올리게 한다. 원경과 중경, 근경의 바위들이 안개 같은 포말 속에 잠겨 있어 공간의 깊이감과 입체감이 극대화된다. 카메라의 물리적 노출을 극도로 억제함으로써 움직이는 파도의 형체는 뭉개지고, 오직 고정된 암석의 굳건한 형태미만이 군더더기 없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동양 전통 회화의 핵심인 '여백의 미'가 사진 예술을 통해 완벽하게 재현된 순간이다.

 

●스토리텔링: 바다는 신비로운 구름 바다가 되고, 거친 갯바위는 산수화 속 선경(仙境)의 봉우리가 된다. 먼 바다에서 시작된 파도가 하얀 포말이 되어 사그라지는 바다의 일생을 시()적인 감성으로 시각화한 이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거친 세상의 소음을 잊고 무릉도원에 올라 천하를 내려다보는 듯한 초연한 자유를 선사한다.

 

3. "3김용환 파도가 그려준 그림(산수화)"


●예술적 분석: 은은하고 따스한 금빛의 색조가 감도는 배경과 바위 위에 강인하게 뿌리 내린 소나무의 푸르름이 어우러진 유채색 산수화적 작품이다. 중심을 잡고 있는 거대한 바위 섬은 장노출로 인해 부드러운 유백색 비단처럼 흐르는 파도의 서기(瑞氣)에 둘러싸여 있다. 질감이 살아있는 바위 표면의 갈색 톤과 소나무의 짙은 녹음, 그리고 화면 우측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소나무 가지의 배치는 완벽한 시각적 균형과 예술적 품격을 완성한다.

 

●스토리텔링: 거센 해풍과 파도 속에서도 갯바위 위를 꿋꿋이 지키고 선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기상과 선비의 지조를 닮아있다. 흐르는 시간(파도)은 부드러운 안개가 되어 발치를 감싸고, 변하지 않는 가치(바위와 소나무)는 더욱 선명하게 빛난다. 자연이 지닌 생명력의 신비와 한국적 서정성의 정수를 정밀하게 포착해 낸 시각적 대서사시라 할 수 있다.

 

■주요 활동 및 직책

 

-장노출 사진클럽 대표 운영자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전) (사)디지털사진작가협회 인천지부장 및 심사위원

-전) 인천신문사 및 경인일보 인천본사 편집위원

-전) 인천광역시 골프협회 이사

 

■주요 전시 및 예술 경력

-대한민국사진축전(국제사진영상기획전) 제2회, 제3회 참가 및 출품

-인천아시안게임 참여작가로 활동

-인천 남동구 문화예술위원회 사진분과 위원

 

김용환 작가의 작품 세계는 눈에 보이는 현상을 그대로 복제하는 사진의 1차원적 기능을 넘어, 오랜 기다림과 작가의 철학적 의도가 개입되어 완성되는 초현실적 예술이다.

 

파도의 방향과 크기를 면밀히 관찰하고, 찰나의 움직임을 영원으로 승화시킨 그의 장노출 사진들은 국회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예술적 감동과 한국적 위로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메라라는 현대적 도구로 가장 은은하고 깊은 묵향(墨香)을 뿜어내는 김용환 작가의 ‘파도가 그려준 그림’ 시리즈는 2026 국회문화예술초대전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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