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시간

입력 2026년06월25일 20시32분 신원중 조회수 121

작가노트

연꽃은 피어나는 순간보다 피어나기 전의 시간이 더 길다.

이 사진은 그 기다림의 시간을 한 화면 안에 담고 있다.

왼쪽의 연둣빛 꽃봉오리는 아직 세상과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고, 중앙의 붉은 봉오리는 생명의 열기를 품은 채 개화를 꿈꾼다. 반면 오른쪽의 흰 연꽃들은 이미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한 생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서로 다른 시간 속에 있는 연꽃들이 한 공간에 공존하며 삶의 순환과 성장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잎 위에 머문 물방울은 지나간 비의 흔적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생명의 징표이다. 물 위에 비친 은은한 반영은 현실과 기억, 현재와 미래가 겹쳐지는 경계를 상징한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꽃의 아름다움 자체보다도 ‘기다림과 성숙’이라는 시간을 바라보고자 했다. 피지 않은 꽃도, 한창 피어난 꽃도 모두 각자의 순간 속에서 완전하다. 자연은 우리에게 서두르지 말라고 말한다. 모든 존재는 자신만의 때를 품고 있으며, 결국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스스로를 꽃피운다는 것을.

「피어남의 시간」

연꽃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같은 이야기를 한다.

기다림, 성장,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세상에 내어놓는 순간의 이야기.

이 작품은 생명의 시간들이 겹쳐지는 풍경 속에서 우리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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