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낀 해녀마을

입력 2026년06월27일 09시27분 신원중 조회수 87

경계가 허물어지는 곳, 생명은 흐른다 (Where Boundaries Fade, Life Flows)

작품명]
경계가 허물어지는 곳, 생명은 흐른다 (Where Boundaries Fade, Life Flows)

[작가 노트]

이 작업은 '단절된 공간의 연결'이라는 화두에서 출발했습니다. 차갑고 단조로운 벽돌 벽 위에 생명력이 넘치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자연을 병치시켜, 시공간을 초월한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작품의 좌측은 끝없이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는 깊은 산속 계곡입니다. 울창한 숲과 이끼 낀 바위들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신비로움과 태초의 고요함을 상징합니다. 반면, 시선이 머무는 우측은 탁 트인 바다와 맞닿아 있는 정겨운 해녀 마을의 풍경입니다. 소박한 초가집과 돌담, 그리고 잔잔한 파도 위에 띄워진 작은 배들은 거친 자연에 순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인간의 강인한 삶을 보여줍니다.

자칫 이질적일 수 있는 숲과 바다, 이 두 세계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매개체는 화면 중앙에 자리 잡은 이끼 낀 기암괴석과 작은 폭포입니다. 깊은 산에서 발원한 물이 쉼 없이 흘러 마침내 바다에 닿듯, 끊임없이 이어지는 자연의 거대한 순환 과정을 시각적으로 담아냈습니다.

특히 폭포 아래 바위 한편에 놓인 둥근 부표(테왁)와 그물 등의 어구들은 이 작품의 중요한 감상 포인트입니다. 이는 이곳이 단순한 환상 속의 풍경이 아니라, 바다를 밭으로 삼아 고된 환경을 일궈낸 해녀들의 땀방울과 짙은 삶의 애환이 서려 있는 현실의 터전임을 암시합니다.

관람객들이 이 벽화 앞에 섰을 때, 벽돌이라는 현실의 질감을 인지하는 동시에 숲의 청량한 바람과 바다의 짠내를 상상 속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산과 바다가 만나고, 위대한 자연과 소박한 인간의 삶이 공존하는 이 평화로운 마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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