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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의 속삭임
(권곡眷榖) 박정현
별빛마저 구름에 묻히고
밤하늘은 깊은 어둠을 품는다.
고요를 가르며 내리는 빗방울,
차가운 유리창을 두드리며 노래한다.
톡, 톡, 톡...
누군가 다정히 건네는 말처럼
부드러운 빗소리는
잠든 마음을 조용히 흔들어 깨운다.
희미한 가로등 아래
젖어드는 길은 은빛으로 흐르고,
작은 물길을 따라 춤추는 빗방울은
밤의 적막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세상의 소음은 멀리 사라지고
오직 빗소리만이 세상을 채운다.
그 맑은 울림은 가슴 깊이 스며들어
잊고 지냈던 추억을 하나둘 불러낸다.
문득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가슴속에 오래 머물던 이름 하나.
빗소리에 실려 다시 찾아온 기억은
아련한 미소로 내 마음을 적신다.
오늘도 밤비는 쉬지 않고 내리고,
속삭임처럼 창가를 맴돈다.
나는 그 잔잔한 빗소리를 베개 삼아
평온한 꿈결 속으로 조용히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