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방송=은형일 작가] 빛의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고 공간의 미학을 담아내는 지정실 작가가 ‘2026 국회초대전’ 102번째 작가로 선정됐다.
지정실 작가는 기하학적 현대 건축물, 고전적 건축의 유려함, 서정적인 자연의 풍경을 자신만의 감각적인 프레임으로 담아내며 관객에게 강렬한 시각적·감성적 울림을 선사하는 사진가다.
이번 국회초대전에서 선보인 출품작 4점은 흑백의 대담한 대비부터 빛과 색채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풍경까지,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폭넓은 예술적 스펙트럼과 깊이 있는 시선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 출품작으로 보는 지정실 작가의 작품 세계
1. 빛과 그림자가 만든 찰나의 궤적 (출품작 1)
현대적인 곡선 건축 구조와 강렬하게 사선으로 늘어진 흑백의 그림자 대비가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웅장한 아치형 구조물 사이로 스며드는 한 줄기 햇살이 바닥에 길게 그림자를 늘어뜨리고, 그 빛의 궤적 위를 걸어가는 인물의 실루엣은 정적과 역동성을 동시에 자아낸다. 차가운 콘크리트 공간 속에서 걸어가는 인간의 순간을 포착하여 현대인의 존재론적 고독과 희망의 빛을 대치시킨 작품이다.
2. 푸른 시공간 속의 거룩한 울림 (출품작 2)
깊고 투명한 딥 블루(Deep Blue)의 해질녘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선 고딕 양식 성당이 장엄한 인상을 준다. 블루 아워(Blue Hour) 특유의 신비로운 기운과 성당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온화한 조명이 정교한 조형미를 이룬다. 오랜 세월을 견뎌낸 건축물의 장엄함과 그 앞에 서 있는 인간의 소박한 일상을 대조시킴으로써, 영원성과 찰나의 시간이 교차하는 거룩한 순간을 담아냈다.
3. 노을빛 바다, 삶의 정적과 휴식 (출품작 3)
은은한 파스텔톤으로 붉게 물든 일몰의 해변과 정박해 있는 작은 어선들의 수평적 배치가 마음의 평온을 안겨준다. 붉은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지며 수면에 반사되는 빛의 잔영은 한 편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하루의 노고를 마치고 포구에 안식처를 찾은 배들의 모습은 거친 삶의 항해 끝에 찾아오는 따뜻한 위로와 휴식을 상징한다.
4. 프레임 속 프레임, 봄날의 유영 (출품작 4)
전통 정자(亭자)의 목조 기둥과 들보를 프레임 삼아 연분홍 벚꽃 물결과 하천을 담아낸 ‘프레임 인 프레임(Frame in Frame)’ 구도가 돋보인다. 정갈한 목조 구조물의 어두운 틀이 한 폭의 화려한 병풍처럼 내부의 봄 풍경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한국적 여백의 미와 계절의 순환이 주는 생명력을 정갈하게 담아낸 수작이다.
■ 빛과 공간에 대한 깊은 사유
지정실 작가의 사진은 단순한 스냅이 아닌 '공간과 빛에 대한 깊은 사유'의 결과물이다. 흑백의 명암이 만들어내는 극적인 명조 효과부터 차분하게 조율된 컬러 피사체의 색채감까지, 작가는 프레임 안에서 세상을 재해석하는 뛰어난 조형적 감각을 발휘한다.
이번 2026 국회초대전을 통해 공개된 지정실 작가의 작품들은 국회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시공간을 넘어선 깊은 감성적 휴식과 예술적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