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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
붉은 온천의 김이 산을 가리고, 이끼를 머금은 계곡의 물은 시간을 흘려보낸다. 나는 그 앞에 서서 아무 말 없이 바라본다. 뜨거움과 차가움, 붉음과 초록, 흐름과 머묾이 한 풍경 안에서 만나 서로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나는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니라 풍경을 바라보는 나의 시간을 찍는다. 계곡의 물은 흘러가고 온천의 김은 사라지지만, 그 순간 내가 바라보았다는 사실만은 사진 속에 머문다. 어쩌면 사진이란 보이는 것을 기록하는 일이 아니라 바라보는 마음을 잠시 멈추어 세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흐르는 물과 피어오르는 김 사이에서 조용히 풍경을 응시한다. 그리고 묻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아니, 무엇을 바라보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