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로 그려낸 내 마음의 도시

입력 2013년09월02일 15시51분 김가중 조회수 1123

김가중의 사진으로 세상 그리기, 8월31일 벙개출사 후기 연재2

삽질로 그려낸 내마음의 도시. 8월31일 벙개 출사후기 연재2

 

삽질을 넘 현란하게 사용하여 유치뽕이 되고 말았네여... 언젠가 시간이 나고 머리가 말개지면 아트하게 만들어 볼게여....

 


김가중 보다 더 귀티나고 더 준수하고 더 잰틀한 아주 젊은 청년이 길을 간다. 그의 얼굴은 환히 빛나고 있었다. 즐거움과 기쁨과 환희와 기대가 넘쳐흘렀다. 넘치는 활기를 가로막는 이가 있었다. 김가중보다 더 늙고 더 꾀죄죄 하고 더 쪼그라들고 더 빈티 나는 늙은이였다.

“이보게 젊은이 지금 어디를 가고 있나?”

“여친이요! 데이트를 약속했어요! 아 꿈만 같아요. 그녀는 정말 아름다워요.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을 걸요.”

“이보게 젊은이 착각하지 말게, 그녀를 만나면 안 돼.”

“네? 마샤(김가중 최고의 모델, 페테르부르크 최고의 미녀)보다도 우아한데요. 마르고(김가중 최고의 모델. 우크라이나에서 온)보다도 아름답다고요.”

 

“자네는 지금 죽으러 가는 길이야.”

“죽어요?”

“암, 죽고말고, 자네 그 여자와 결혼할 생각이지?”

“당근이져...”

“그 다음 애를 날 생각이지?”

“아니요, 애가 아니고 애들이요, 한 타스쯤이요.”

 

“좋아 그 애들 맥여 살리고 교육시키느라 폭삭 늙어 버릴 테고...”

“그게 행복이죠.”

“그 다음엔 꼬부라져 죽어 갈 테고...”

“......”
 

“꽃은 피면 반드시 지고, 사람은 나면 반드시 죽는다.” -석가모니-

 

나는 도시가 좋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시가 좋다.

번잡한 일상, 소음이 넘치는 거리, 먼지와 굉음을 내지르며 달려왔다 달려가는 고철덩이들, 수많은 사람들을 집어 삼키고 더 많은 사람들을 토해내는..... 썩고 오염된 음식냄새와 돈 냄새와 욕심 냄새와 거짓 웃음과 아부가 몸에 밴 무기력한 군상들이 줄지어 몰려가는 골목이 좋다. 그 골목을 휘적휘적 거닐다보면 나에겐 생각이 흐르고 사유할 힘이 넘치고 은유와 상징과 철학이 가슴속에서 용암처럼 부글거린다. 온갖 물상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착각이겠지만 ....

카메라의 마력이다.

 

나는 도시가 좋다.

귀네미의 일출보다 도시의 곯아버린 태양이 더욱 가슴을 태우고

덕유의 설화보다 도시의 절어버린 검은 눈송이가 더욱 내 마음의 화폭을 채운다.

나는 도시가 좋다.

번잡한 복잡한 난잡한 추잡한 나의 일상에서 젊은 이상을 꿈꾼다.

* 위 글과 작품 일부는 출판 준비중인 김가중 식 사진 컬럼집 “사진으로 세상그리기”에 수록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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