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살이 하는 동생네가 지은 언덕위의 하얀 집, 달봉제(羍鳳濟) 방문기 연재1.
달봉제는 한국사진방송 김가중 기자의 동생네가 최근에 새로 지은 아담한 시골집의 택호다.
근자엔 집의 이름을 도통 모르고 사는 시대인데 쥔장의 이름이 아닌 집구석의 이름을 떡하니 붙여 놓았으니 이게 오히려 화제가 되어 지나치던 이들이 심심찮게 찾아와 귀찮게(?)하고 있다는데....
필자도 읽어내지 못한 달봉제란 어려운 집 이름은 최근에 고매하신 선생 밑에서 공부(아마도 서예인 듯)를 하고 있는 우리막내 영희가 어려운 한자를 발견하고 선 듯 붙였던 모양인데 오다가다 호기심에 찾아든 이들이 무슨 자며 무슨 뜻이냐고 하 많이 물어 아예 팻말에 써 붙이겠다는 걸 “아서라! 못 읽고 못 알아먹는 걸 네가 고민 할일이 아닌 것 같다. 근데 무슨 자에 무슨 뜻이냐? 나도 심히 궁금하구나.” 젠장 궁금하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린양 달자에 봉황 봉자는 어린양이 공덕을 쌓아 봉황이 된다는 뜻’ 이란다. “에이 그것보다 어린 양과 봉황이 함께 사는 집, 라고 풀이 하는 게 훨 나을 것 같다” 사실 김가네 막내 영희는 어린양 같이 여린 아낙이다. 그러나 그네의 짝꿍 최 서방은 범강장달 같은 천하장사라 봉황의 위엄보다 한수 위다
몇 해 전에 귀농인지 귀촌인지를 해서 찾아 가보기도 힘든 도대체 외진 시골 한 모퉁이에서 그곳의 특산물인 구기자와 청양고추 고사리 등속을 소출하며 한갓지게 살던 동생네가 왜 느닷없이 집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고요한 산자락아래 노을이 아름답게 지는 아담한 하얀 집 달봉제를 바라보니 마음이 흐뭇하고 따뜻해진다.
달봉제는 최정길, 칠갑산일대와 청양의 문화해설사로 활약하고 있는 김영희 부부 외에 아기 고양이 토와 토의 어미 오행까지 합쳐 넷이 가족의 전부다.
이 부부가 새로 지은 이집은 완전 목재집이란다. 처음 나무집이라 통나무집을 연상하고 갔는데 웬걸? 나무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게 나무가 안 보이는 나무집이라면 비싼 나무로 지을 것이 아니라 값싼 재료인 샌드위치 패널로 조립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것은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지 않아도 바로 이웃에 샌드위치 패널로 집을 짓고 있는데 그 모양새가 초현대식이라 은근짜 마음에 든다.
달봉제는 산수 수려한 칠갑산 인근 청양하고도 비봉면 관산마을의 아담한 산자락을 뒤뜰로 하고 앞마당을 지나 마을이 굽어보이고 먼 산 너머로 새빨간 홍시 같은 햇덩이가 뉘엿뉘엿 내려가는 것이 거실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에 자리하고 있는데, 아뿔싸 시멘트로 그어놓은 굵은 줄이 석양풍경의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최근에 새로 놓은 고속도로라는데 하필이면....
백묵으로 그어놓은 허연 시멘트 줄 외엔 고요하고 산수 수려하고 인심 좋은 우리네 시골 풍경 그 자체다. 집 옆을 흐르는 맑은 시내를 따라 산자락 길로 2~300m쯤 오르면 백두산 천지같이 아름다운 ‘관산호’ 가 짙푸른 수면을 드러낸다. 이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엔 벚꽃길이 조성되어 봄이면 천하의 절경으로 소문이 나서 이곳 관산마을은 농촌체험마을로 인기가 날로 높아져 찾는 이들이 해마다 부쩍부쩍 늘고 있단다.
그런데 청양일대에 40년만의 가뭄이 도래해 호수가 바닥을 드러낼 지경이 되어 최근엔 수억을 쏟아 부어 산 아래 강에서 물을 퍼다 호수를 채우다보니 원래 1급수로 모래무지 등 천연기념동물들이 살던 호수의 수질이 급격하게 나빠져 안타깝단다.
골이 깊고 호수아래 마을이어서인지 아침엔 아직 얼음이 언다. 이보다 훨씬 북쪽인데다 북한산 중턱이라 봄이 드디 오기로 유명한 필자네 집도 이미 봄이 무르익어 살구꽃이 움을 틔웠는데 이곳은 아직 칼바람이 모자를 휙휙 날린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산책로를 따라 청양의 푸성귀로 불린 배를 꺼트리고 인근 밭둑에서 칡뿌리를 캐어냈다. 겨우 손가락 마디 굵기지만 차로 우려먹으면 그 향기가 우리네 토종흙냄새이니 그 크기가 무슨 대수랴? 원래는 봄의 전령인 쑥 향에 취해보려 했는데 아직 이곳은 겨울의 중턱쯤 되나보다.
우리 이쁜이 딸내미 지예는 고양이 토와 금새 친구가 되었다. 지예 뿐만 아니라 아기고양이 토는 아무나 보면 재롱을 떨어대어 귀여움을 한 몸에 받는 녀석이다. 촬영을 하려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처음엔 도망을 치더니 고대 익숙해져 갖은 포즈를 다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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