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놀음’5 의사에게 쌍욕을 퍼붓고,

입력 2018년01월05일 15시21분 김가중 조회수 1643

김가중 건강秘書

신선놀음’5 의사에게 쌍욕을 퍼붓고, 김가중 건강秘書

 

내 손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뛰어 넘을 수 있는 날렵한 몸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허리보다 약간 더 높은 단을 오를 수가 없다. 심지어는 커피한잔을 들고 마실 수 없었고 얼굴까지 손이 올라가지 않아 세수를 할 수가 없다.

어떤 물체에 팔을 부딪치거나 지나치다 다른 이와 부딪치면 뼈가 삭아내리는듯한 고통이 한참동안이나 밀려왔다.

오십견, 이 오라질 몹쓸 병이 왜 나를 찾아왔는지 알 수 없다.

 

정형외과

의사가 팔을 뒤로 돌리더니 느닷없이 확 잡아채며 꺾었다.

와우 욱 이 개새끼 주겨버릴겨!”

결단코 나의 고매한 뇌가 성대와 혀에게 공문을 보내고 정식 절차를 밟아 한 소리는 아니다. 뇌의 의도를 성대와 혀에게 명령을 하여 소리로 내는 것이 언어다. 그런데 방금 의사에게 퍼부은 무지막지한 욕설은 절대로 뇌의 의도에 의한 언어가 아니다. 어깨뼈와 팔뼈가 제멋대로 월권행위를 하여 혀와 성대를 책동하여 만들어 낸 악성소음이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만큼 지독한 통증이었다.

오십견이구만, 오십견은 이래야 낫는 병이야

냅둬 안 나아도 돼, 이 따구 치료를 어떻게 계속해

의사가 눈짓을 하자 우람한 체구에 소화자같이 단련돼 보이는 간호사가 들어와 지하실로 질질 끌고 내려갔다.

아우슈비츠 유태인 수용소 같이 음침한 지하엔 각종 고문도구들이 즐비했다. 구석엔 낡은 침대가 놓여 있고....

간호사가 턱짓을 했다. 침대로 올라가라고....

뭐 하려고? 나는 당신 같은 이미지는 질색인데, 내 이상형은 자그마한 한 떨기 야생화같이 청초한...”

자켓도 벗고, 바지도 벗고간호사가 확 쏘아부친다. 이어서 엉덩이를 철썩 갈기더니 무슨 액체를 사정없이 사정해 버린다. 그리고 사정없이 어깨를 짓누르고 무엇인가 묵직한 것을 올려놓는다.

그녀가 사정없이 버튼을 누르자 그 묵직한 것이 우악스레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피부가 벌겋게 타다 못해 꺼멓게 죽어갔다. 한국인은 뜨거운 국물을 마시며 시원하다를 연발하는 이상한 족속들이다. 그 뜨거운 것이 어깨를 짓 뭉개버리는데도 시원하다.

간호사는 나를 일으켜 세워 고문을 시작한다. “돌려, 사정없이 돌리라고...” 빙빙 돌리고, 들었다 놨다, 당겼다 밀었다. 물리치료실의 그 고문기계들이 팔을 사정없이 꺾어댄다.

 

다음 날부터 병원대신 산으로 올라갔다. 높이 높이 올라갔다.

튼실한 소나무를 골라잡고 녀석과 한판 씨름판을 벌렸다. 한쪽 팔을 최대한 높이로 뻗어 올리고 힘껏 밀착을 하였다. 아픔을 참고 최대한 밀어대야 된다. 양팔을 교대로 밀고 또 밀었다.

오십견은 양팔이 귀에 붙으면 나은 것이다. 팔이 목뒤로 돌아가면 나은 것이다. 이때부터 턱걸이가 가능해 진다.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그 오라질 오씨 귀신은 내게서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파리의 NUD'

파리 판사부인의 나신을 예술로 승화시킨 속절없이 부질없이 재미있는 작품이다. 판사네 아파트 한 칸을 얻어 함께 기숙하며 작업에 매달렸다. 김학출 작가는 나의 해외촬영을 헌신적으로 도와준 천상의 파트너다.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의 수많은 해외NUD여행의 수많은 걸작들은 결단코 불가능했을 것이다. 파리여행도 역시 한 몸 같이 붙어 다니며 함께했다.

그런 그가 팔이 심하게 아파 카메라를 잡는 것 조차 힘들어했다. 한국에 있을 때 조기축구회에서 축구하다 넘어져 인대가 나간 것 같다고 했다.

내가 보기엔 오십견이었다. 내가 경험한 오십견과 너무 같았기 때문이다.

아냐 오십견이야, 오십견은 이래야 낫는거야의사가 했던 것처럼 팔을 꺾었다. 영화 취권의 소화자가 청룽을 훈련시킨 것과 똑 같은 방식으로 그를 훈련시켰다. 소화자의 훈련 방식은 최고의 치료법이다.

 

귀국 후,

병원의 의사가 쏘아 붙였다.

어떤 돌팔이 새끼가 인대가 나간 것을 운동을 시켜, 이제 이 팔은 병신이 되고 말았어, 안정을 취하고 인대를 붙여야지 운동을 시켜 아주 거들이 나고 말았네.” 그 의사는 인대 붙는 주사를 계속 놨다.

이 소식을 접한 나의 자괴감은 엄청났다.

내가 의사야 뭐야? 뭘 안다고 운동을 시켰담.”

평생 곰배팔이 되어 나를 원망할 것을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질 만큼 큰 상실감이 밀려왔다. 너무 미안하고 너무 슬펐다.

두어 달 후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오십견이 맞대.” 인대붙는 주사를 한 달이 넘도록 맞았는데 더욱 심하게 아파 다른 병원엘 갔더니 그 의사 왈

어떤 돌팔이 새끼가 인대 붙는 주사를 한 달 간이나 놨어? 이제 이 팔 병신이 되고 말았어. 오십견인데 운동을 시켰어야지 약을 주입하여 더 악화되었잖아, 돌팔이들 찾아다니지 말고 그 시간에 운동을 하라고 운동

 

오십견은 운동이 약이다.

아니 모든 병은 운동이 가장 확실한 약이다.

 

* 동영상은 나의 점심 도시락이다. 반드시 이렇게 먹는 것은 아니다. 어떤 원칙이 있고 정해진 식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

뭐를 먹으면 몸에 좋은데...” 이 소리는 무조건 헛소리다. 모든 음식은 다 몸에 이하다. 다만 아주 적당히 몸을 유지해 줄 만큼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먹느냐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고 절대로 넘치지 않게 조금만 먹는 것은 아주아주 속절없이 부질없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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