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씨가 떠나던 날

입력 2024년11월05일 18시32분 박정현 조회수 4087

바람에 실려 떠나는 홀씨들

 홀씨가 떠나던 날

(권곡眷榖) 박정현

홀씨 엄마는 만삭이 되어
태풍 속, 모진 풍파를 견디며
드디어 자식들에게 길을 열어 주네
온몸을 흔들며 떠나라고 부르네

홀씨는 깃털 같은 날개 달고
훨훨, 어디로 가서 살까 고민하며
엄마의 품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걱정도 두려움도 품고 떠나네

너와 나는 하얀 솜털 옷 입고
형제들과 함께 적당히 간격을 두고
풀잎 위에 올라 내려다보며
단풍잎에도 올라 어디가 좋을지 생각하네

어느 낙엽 위에 내려앉아
두리번두리번, 기웃거리며
잠시 머물다 다시 또
새로운 여정에 나서네

엄마 홀씨 나무는 말하네
“잘 가라, 내 새끼들아”
바람에 온몸을 흔들며
떨구어 비행을 도우며 춤추네

이웃 나무들, 친구들도 함께
하늘하늘 춤추며
노래로 응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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