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머물다 간 자리"

입력 2025년02월06일 08시59분 박정현 조회수 3702

봄을 기다리며

 "동장군이 머물다 간 자리"

(권곡眷榖) 박정현

오늘도 동장군이 세상을 휘감아도
따스한 온기에 스며들어 녹아가네.
한 잔의 커피에 마음을 띄우고
지난날의 온기를 다시금 떠올린다.

매서운 추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숨 쉬며 다음을 준비하듯,
우리의 아침도 잔잔한 빛을 머금고
새로운 희망으로 문을 연다.

출항한 배 위 선원들의 눈빛에는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꿈이
파도처럼 출렁이며 가슴을 두드리고,
만선을 향한 희망을 안고 바다로 나아간다.

하늘과 땅이 저마다 깊이를 품듯,
우리 마음에도 크고 작은 결이 있고
산골의 옹달샘이 피어오르는 김처럼
삶의 온기가 조용히 번져간다.

시간은 흐르고, 겨울도 머물지 못하리.
머지않아 동장군이 물러가면
새싹이 움트고 온 세상이 깨어나
봄의 꿈으로 가득 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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