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일광면 용천리의 한 마을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이날 낮 12시13분쯤 기장군 정관면 곰내재 함박산 6부능선에서 숨어 있다가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자 김모(75)씨는영지버섯 을 채취하기 위해 함박산에 갔는데 한 남자가 마대를 뒤집어쓴 채 누워 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왜 여기서 자고 있느냐'고 묻자 '노숙자'라고 대답했지만 울산자매 살인사건용의자와 비슷해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4개 중대와 112타격대,경찰특공대,수색견을 투입해 함박산 일대에 대한 수색작전을 펼친 끝에 신고 접수 5시간여 만에 김씨를 체포했다.
부산경찰청 3기동대 직원 2명이 하산하던 김씨를 발견해 검문을 하자 김씨는 별다른 반항 없이 "내가 김홍일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당시 김씨는 모자를 쓰고 노숙자와 같은 옷차림이었다.
그는 오른팔이 부러져 있었다. 김씨는 수배관서인 울산 중부서로 압송된 뒤 자매 살인 동기를 묻는 질문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7월20일 새벽 울산 중구 성남동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알고 지내던 20대 자매 2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함박산 기슭에서 김씨가 먹다 버린 것으로 보이는 캔음료수와 빵을 발견했으나 이후 소재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김씨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기장군 함박산과 천마산일대에서 헬기와 수색견을 동원해 여러 차례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그의 행적은 오리무중이었다.
김씨는 검거 당시 왼쪽 팔이 골절돼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경찰은 범행 당시 다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은신해 있던 6부능선은 인적이 드문 깊은 산 속으로, 송전선로 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가끔 다니는 등산로에서도 100m나 떨어져 있어 일반인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곳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낮잠을 자면서 노숙인과 같은 생활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두 달 동안 산 속에서 생활하면서 거의 먹지 못해 힘들었다.
경찰에 잡혀 차라리 홀가분하다. 유족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용의자 검거 소식이 알려지자 피해자 가족들은 놀람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두 자매의 아버지는 "이제라도 범인이 붙잡혀 두 딸의 한을 어느 정도 풀 수 있겠다"면서도 "두 딸을 한꺼번에 죽여 놓고 뻔뻔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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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준기자 jpnjlj@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