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에 건설된 평화누리길 자전거도로가 위험하거나 번거로운 출입절차로 인해 자전거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고, 환경파괴 논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10년부터 접경지역 13개소에 401억원을 들여 평화누리길을 조성했다. 향후 2020년까지 1,500억원을 평화누리길에 투입할 계획이다. 기 건설된 13개소 중 완공된 파주·화천·양구 3곳을 직접 방문한 결과 심각한 문제점이 있었다.
위험천만한 ‘파주 평화누리길 자전거도로’
파주 평화누리길은 ‘출판단지’에서 통일동산을 거쳐 ‘탄현면’까지 국토부·행안부·파주시가 각각 구간을 분담해 건설했다. 먼저, 국토부가 건설한 ‘출판단지’에서 ‘통일동산’까지 구간은 왕복2차선 자유로변 부체도로(도로폭 6m)를 1개 차선을 폐쇄하고, 다른 1개 차선을 양분해 6.4Km 쌍방향 자전거도로(3m)를 건설했다.
문제는 차선이 1차선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자동차가 쌍방향으로 진입하고 있고 자전거들도 양방향으로 다니고 있어, 차와 자동차 및 보행자가 좁은 도로에 서로 뒤엉켜 안전사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도로옆 돌출형 군사시설로 인해 급커브 구간까지 있어 자동차와 자전거 이용자의 시야확보도 어렵다. 실제 작년 9월 자전거도로 건설 이후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고, 소방방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말까지 119구조대가 7번 출동했고, 그 중에서 사망사고와 중상 각 1건 등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행안부는 국토부에서 건설한 자전거도로를 이어받아 ‘통일동산’에서 ‘탄현면’까지 6.6Km 구간을 도로(해이리길) 우측편 인도(人道)를 아스콘 포장해 자전거도로로 건설했다. 이 구간은 주말에도 이용자들이 거의 없었고, 몇 명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차도(車道)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인도(人道)의 폭이 일정치 않고 가로수, 현수막 게시대, 전기수배전 시설 등 장애물이 존재하여 자전거 이용자들이 차도를 이용하고 있는 것.
더 이상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안부에 파주 평화누리길 자전거도로의 문제점을 통보해 주자, 관계기관(행안부·국토부·도로교통공단·파주시)이 대책을 마련해 현재 차선을 조정하고 각종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중이다.
이용하기엔 너무나 불편한 ‘화천 평화의댐 자전거도로’
화천 평화의댐 자전거도로는 2010년에 ‘평화의종공원’에서 ‘안동철교’까지 6.86Km 구간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구간이다. 이 구간을 이용하려면 번거로운 출입절차를 밟아야 하고 생태계 파괴와 야생동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도 높다.
화천 평화의댐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려면 군부대 출입승인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5일전에 화천군청에 출입신청을 해야 한다. 출입시에도 본인 신분확인과 서약서를 작성한 이후에만 출입이 가능하다. 군사시설 보호와 안전사고 우려로 군인을 1명과 동행해야 한다. 번거로운 출입절차 때문에 실제 자전거도로는 출입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전거도로에 잡초가 뒤덮여 있다. 동행한 군인도 “자전거타기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자전거 타고 오는 사람은 거의없다”고 한다.
또한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 10마리 안팎이 남아 있다고 추정되는 멸종위기종 1급 ‘사양노루’와 멸종위기종 2급 ‘산양’의 주 서식지다. 야생동물 생태통로가 곳곳에 만들어져 있기는 하지만, 양쪽에 만들어진 펜스(fence) 때문에 동물들이 도로 내에 갖혀 도로 곳곳에 배설물과 펜스를 뛰어 넘으려서는 흔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도로를 벗어나면 지뢰가 매설되어 있다는 ‘지뢰’ 팻말이 보이고, 곳곳에 멧돼지 분뇨와 땅을 파헤친 흔적이 발견되고 있어 이용자들의 안전사고 우려도 높다.
절반밖에 이용 못하는 ‘양구 두타연 구간’
양구 두타연 구간은 2010년 시범사업으로 ‘이목정 초소’에서 ‘하야교’까지, 2011년에 ‘하야교’에서 ‘월운리 구초소’까지 18.8Km를 2단계로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 구간을 이용하는 절차는 화천과 유사하지만, 관광객들은 18.8Km를 모두 이용하지 못하고 절반까지 밖에 들어가질 못한다.
두타연을 출입하기 위해서는 군부대 출입승인을 위해 하루전에 출입신청을 해야 하고, 출입은 하루에 2번(10시, 오후 2시) ‘관광해설사’를 동반하고 출입(입장료 2천원)할 수 있다. 군 초소에 도착하면 신분확인과 서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출입신청한 사람 외에는 출입할 수 없다.
두타연 이용자의 대부분은 트래킹 관광객과 군인 가족들이다. 초소 군인과 관광해설사에 따르면, 투타연 트래킹 관광객은 많이 있으나 자전거타기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 나홀로 자전거 이용자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비포장 매인 도로를 우회하는 ‘숲길 2개소(1.2Km)’은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포장길’을 만들어 놓았다. 관광해설사에 따르면, 많은 트래킹 관광객들이 “흙을 다져 놓았으면 좋았을텐데 포장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란다.
두타연 구간의 가장 큰 문제는 연결된 2구간 모두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다수 관광객들은 ‘이목정 초소’에서 ‘하야교’까지 밖에 갈 수 없다. ‘하야교’에서 ‘월운리 구초소’까지 가려면 별도신청을 해야 하고, 그 이유는 2구간을 관할하는 군부대가 다르기 출입승인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월운리 구초소’에서 ‘하야교’까지 구간은 별도신청 하거나, 1년에 한번 10월 2째주에 ‘양록제’ 걷기대회행사에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진선미 의원은 “위험천만하고, 시내와 너무 동떨어져 지역주민과 지역경제에도 도움되지 않는 ‘황당’한 곳에 자전거도로가 건설 것은 사업 시작 전에 충분한 수요예측과 환영영향 평가 및 관계기관 간에 사전조율 없이 이 사업이 출발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향후 이용객들의 안전과 환경친화적이고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접경권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한국사진방송 이성녕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