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복, 중화제 미비로 최초에 불산 사고 인지, 적절히 대응하지 못 함-
-다량의 불산 누출 상황에 물을 뿌려 오히려 확산, 토양, 하천 오염 우려-
구미 불산 누출 사고 당시 관할 소방서의 장비 부족, 화학사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초기대응이 미비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소방방재청이 진선미 의원(민주통합당)에 제출한 최초 119 신고 음성파일에는 불산 사고임을 최초 신고 당시에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 처음 출동한 소방관들은 화학보호복 갖추지 않고 화재진화시에 입는 방화복에 마스크만 갖추고 출동했다.
누출된 불산에 믈을 뿌려 도리어 불산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 (언론보도, 주민 목격에 의하면 ‘물을 뿌리자 흰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 올랐다’ 고 증언) 했다.
구미시와 구미소방서, 해당 공장 모두 불산 중화제인 소석회를 비치하고 있지 않았고, 결국 사건 발생 2시간 20분만에 구미시가 소석회 6포대를 구했으나 교통동제와 현장 연결 미흡으로 현장에 공급하지 못 했고 (9월 29일 한겨레 기사) 결국 사건발생 22시간 만인 9월 28일 13시 25분 경부터 소석회 20kg, 20포를 EMP(구미4공단 내 생석회 생산공장) 에서 가져다 구해서 살포했다.
화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불산은 아주 적은 양이라도 절대 피부에 직접 접촉해서는 안 되는 유독성 화학물질이고, 피부를 통해 침투해서 뼈를 녹일 수도 있는 강력한 물질이므로 당연히 화학보호복을 입은 인원만이 접근했어야 한다. 그러나 최초 출동시에 일반 방화복에 마스크만을 착용하고 출동했다.
불산은 물과 반응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는 불화수소산으로 변하는데 소방당국은 이를 간과하고 주수소화를 실시해 불산을 오히려 확산시켰다.
불산이 아주 적은 양만 누출되었을 때는 물을 뿌려서 중화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처럼 98% 순도의 불산이 8톤이나 누출이 된 경우라면 물을 뿌리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은 대응이다. 소석회를 뿌려서 중화하는 것이 최선인데 구미시, 해당 공장, 구미소방서 어디에도 중화제가 없었다.
구미산단에는 휴브글로벌과 같이 유독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공장이 무려 1천 6백 62개가 밀집되어 있는데 관할소방서의 대응은 극히 미비한 수준. 이번 사고 수습을 위해 약 3백여명의 소방 인력이 동원되었는데 출동인원이 입을 화학보호복도 18벌 밖에 없었고 중화제는 아예 없었다.
화학물질에 대한 관리책임은 기본적으로 환경부와 지자체에 있다고 하나 이런 사고 시에 긴급구조, 사고수습의 1차적 업무 책임은 법적으로 소방방재청에 있다.
그런데 장비와 지식, 매뉴얼 적용의 오류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들이 불산에 노출되었고 중화제가 없어 제 때에 살포하지 못했다. 더욱이 불산에 물을 9천 리터나 뿌려 피해를 확대시킨 원인이 되었다. 화학공학 전문가에 따르면 불산을 씻어낸 물은 흘려보내지 말고 가두어서 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미 그 9천 리터의 불산 오염물은 땅 속과 낙동강 식수원으로 다 흘러가버린 상황이다.
최소한 구미산단과 같은 화학공단 밀집 지역, 여수, 인천 같은 공단 지역의 관할 소방서에는 화학 사고 대응 장비와 중화제를 상시 갖추고 있어야 할 것. 방재청의 개선책이 필요하다.
한국사진방송 이성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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