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미제출된 기부금품법 해석으로 기부금품 모집신청 거부 -
행안부가 국회에 제출도 하지 않은 ‘기부금품의 모집과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 규정을 적용해 강정마을회 기부금품 모집신청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부금품 모집 등록 대상사업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등록거부된 것도 강정마을회가 유일하다.
강정마을회는 올해 6월 1일 ‘제주해군기지의 민주적·평화적 해결을 위한 활동’ 명목으로 1년간(‘12.6~’13.5) 5억원의 기부금품을 모집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주도에 제출했다.
이후 제주도는 강정마을회 기부금품 모집등록 신청에 따른 법령해석 질의를 행안부에 요청(6월 8일)했고, 행안부는 강정마을회로 ‘기부금품 등록신청이 불가하다’는 회신(6월 21일)을 제주도로 보냈다.
행안부가 제주도로 회신한 공문에 따르면, “동 건은 그간 해군기지 건설 반대활동 관련 사후처리 및 향후활동을 위한 경비 조달을 목적으로 한 모집으로 국제교류·협력에 관한 사업으로 보기 곤란”하다고 했고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 번째는 다수의 이익에 합치되고 대다수가 찬성하는 경우에 등록 가능, 주민들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업에 대해 일방의 기부금품 모집등록은 부적절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제주도경에서 기부금품법 위반여부를 수사 중으로 수사중인 사건에 관여할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부금품을 모집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는 행안부가 지난 8월에 입법예고한 ‘기부금품법 개정안’에서 기부금품 모집등록 금지사업 4가지 중 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 찬성 또는 반대할 목적으로 하는 사업, ②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에 관여할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해당되기 때문에 강정마을회 기부금품 모집등록신청이 불가하다고 해석한 것이다.
행안부가 국회에 미제출된 ‘기부금품법 개정안’ 법 규정으로 ‘강정마을회 기부금품 등록거부’라는 법령해석을 내린 셈이다. 이는 행안부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고 임의적 법령해석을 한 것으로 명백한 월권행위다.
한편, ‘08년부터 행안부와 지자체에 기부금품 등록신청 반려·거부된 것은 총 15건에 불과했다. 행안부 등록거부된 것이 8건이고 지자체 등록거부가 7건이다. 등록거부된 주요 사유는 ① ‘지자체 지휘통제를 받는 기관으로 모집불가’가 6건, ② ‘사업수행능력 부족 및 서류미비’ 등이 4건, ③ ‘타 기관 등록 및 신청 철회’가 4건이다. 제주 강정마을회만 유일하게 ‘기부금품 모집등록 대상사업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부금품 등록을 거부한 것이다.
진선미 의원은 “행안부의 ‘기부금품법 개정안’이 국가·지자체 정책의 찬반 사업 모두에 대해 기부금품 등록신청을 거부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단체의 기부금품 등록신청을 거부하고 억압할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강정마을회”라고 지적하고, 시민단체와 기부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서 ‘기부금품법 개정안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사진방송 이성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