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역 앞에서 처음 본 두 사람이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두 사람은, 첫 눈에 봐도 아마 인터넷 같은 경로를 통해 서로 필요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 둘은 잠깐 만나 인사를 하고 물건을 전달하고 곧바로 헤어졌다. 비록 짧게나마 그걸로 그들의 용무는 끝난 것이다. 그렇게 몸을 돌려 각자의 갈 길을 가던 두 사람… 그 때 한 사람이 멈춰 서더니 고개를 돌려 멀어지는 한사람의 뒷모습을 오래 쳐다보고 있었다. 그 사람의 얼굴에 어떤 여운 같은 것들이 가득 머물고 있었다. 해가지기 시작하면서 가로등은 그림자를 만들기 시작하고 그림자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만든다. (중략) 그들은 그냥 한번 스치고 지나갈 뿐이었지만 한 사람은 마음속으로 한 사람의 스침을 기억하기로 한 것 같았다. 어쩌면 그것은 한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의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중략) 우리들은 사실 그렇게 생겨먹었다. 인연의 시작은 그토록 어리숙하고 애매하게 첫 단추를 꿴다. 마치, 첫 여행이 그런 것처럼.
-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中 -
평택시립도서관(관장 손정호)에서는 오는 2월 21일 이병률 작가를 초청하여 <혼자 걷는 인생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이병률 작가는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좋은 사람들”로 등단하여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작가로 활동한바 있다. 그의 저서로는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안녕 다정한 사람>등이 있으며, 특유의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작품들로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강연 신청은 2월 20일까지 인터넷, 방문, 전화 접수를 통해 가능하며 사전접수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작가의 신간도서를 증정한다. 강연문의 8024-5476~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