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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용준(75)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두 아들이 겨우 6-8살이던 때에 각각 두 아들 명의로 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편법 증여라는 의혹과 함께 두 아들의 병역 문제까지 맞물리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4일 박근혜 당선인이 새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로 깜짝 지명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김 후보자와 두 아들의 재산 형성 과정 및 병역 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보여 이번 인사청문회 검증은 여여 간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김용준 지명자는 헌법재판소장을 역임하면서 평생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확고한 원칙과 소신에 앞장서 온 분”이라며 “나라의 법치와 원칙을 바로 세우고 무너져 내린 사회 안전과 불안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며 사회적 약자가 존경받는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평했다.
서울 출신인 김용준 지명자는 소아마비를 딛고 마침내 헌법재판소장까지 오른 ‘감동 스토리’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5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나 학창 시절엔 홀어머니 등에 업혀 등하교를 하면서도 ‘신동’ 소리를 들은 김 지명자는 서울고 2학년 재학 중 검정고시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김 지명자는 만19세에 최연소로 사법고시에 합격해 1960년, 역시 최연소 판사에 임용됐다. 1988년 지체장애인 중 최초로 대법관에 임명됐으며 1994년부터 2000년까지 헌법재판소장, 2012년 제18대 대선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이어 현재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김 지명자는 서울지법 판사로 일하던 1963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선거 출마 반대 글을 동아일보에 써 구속된 송요찬 전 육군참모총장을 구속적부심에서 석방한 일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용준 지명자는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을 거치면서 법조계의 신망이 두텁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는 김 지명자의 나이가 고령에다 청문회가 처음이라 전혀 예상치 못한 ‘복병’이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두 아들의 재산증식 과정 의혹= 김 지명자는 무엇보다도 재산 증식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지난 1993년 첫 공직자 재산 공개 때 당시 김용준 대법관은 대법관 14명 가운데 가장 많은 29억88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당시 증빙자료로 제출된 관보에 따르면 이 중 김 지명자 부부 재산은 11억 원인 반면 당시 20대인 장·차남 명의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 대지 2백4평, 건물 1백평의 단독주택 등 18억 8천 여 만원을 신고했다.
당시 법조관계자들은 "5공 초기 서초동 일대가 강남개발과 함께 법조타운 등으로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판검사나 변호사 고위공직자들이 사전정보를 이용해 투기에 열을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당시 모친이 따로 살며 재력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직계존비속의 재산고지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언론들은 직계존비속의 재산고지거부권을 과다재산의 축소 은닉 수단으로 악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서울 강남의 1필지 땅을 가지고 있었고, 29억 6천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장남이 7세였던 1974년 당시 경기 안성군 삼죽면 임야 2만여평(1억 6천여만원 상당)을 구입(증여)한 것으로 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공직자들 자녀들의 부동산을 소개했던 한 언론은 "고위공직자들은 한결같이 우리 사회에서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것은 증여세나 취득세만 제대로 내면 합법적인 것이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미성년자인 10대 자녀들은 목좋은 투기지역에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공직자들이 자녀명의를 빌려 땅투기를 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계속해서 김용준 지명자 본인의 재산이 얼마나 늘었을 지에도 관심이다.
김 지명자는 2000년 9월 헌법재판소장 퇴임 후 닷새 만에 법무법인 율촌의 상임고문으로 합류해 2010년까지 일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는 법무법인 넥서스의 고문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 기간 고액 연봉을 받았는지가 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두 아들의 병역 의혹 역시 논란의 대상으로 이번 청문회에서 ‘뜨거운 감자’다.
김용준 지명자 본인은 1958년 징병검사에서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 2급 질병 사유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지명자의 장남인 현중씨는 1989년 신장과 체중 미달로, 차남인 범중씨는 1994년 질병(통풍)으로 각각 사실상의 면제인 제2국민역(5급) 판정을 받았다.
병무청은 신체등위에 따라 병역자원을 현역, 보충역, 제2국민역, 병역면제로 구분하는데 제2국민역은 현역 또는 보충역으로 복무할 수 없고 전시에만 군사지원업무를 감당할 수 있다고 판정된 자원이다.
병무청의 한 관계자는 25일 “당시 신체등위에 적합하게 판정했는지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당시에도 전문의가 판정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단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차남의 제2국민역 편입 사유인 ‘통풍’은 과거 병역 부정 사례가 많아 집중적인 검증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병무청은 통풍의 경우 부정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합병증을 동반했을 때에만 현역 또는 면제 판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통풍은 신체검사 기준이 (과거보다) 강화된 바 있다”면서 “지금도 통풍이 심하면 운동을 할 수 없고 보행도 어려워 제2국민역 편입 혹은 병역면제 사유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풍과 관련한) 검사규칙 기준이 강화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일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게 잘못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신체등위에 적합하게 판정했는지 기록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무청은 다음 달 설 전후로 예상되는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인사청문위원들이 병무청에 자료를 요청할 것으로 보고, 김 지명자 장·차남의 병역기록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김용준 총리 지명자 인사청문회 준비 착수
여야는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비한 준비에 착수했다.
먼저 민주통합당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적 관심사가 큰 만큼 김 지명자가 청문회 전이라도 관련 의혹을 소명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철저한 검증 의지를 밝혔다.
박용진 대변인은 “김용준 지명자는 재산 문제 등과 관련해 그동안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편법 증여 여부와 재산 증식 과정 등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김용준 지명자는 새 시대에 맞은 총리상이라기 보다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박근혜 당선인의 ‘병풍 총리’ ‘의전 총리’에 머물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자질에 대해서도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과연 김용준 지명자가 국민 통합 능력과 국가 경영 능력을 두루 갖추신 분인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13명의 인사청문회 특별위원 가운데 민주통합당 몫인 5명 위원을 전문성을 고려해 주말 안에 선임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김 지명자의 재산 증식 과정과 편법 증여 여부 등 도덕성과 행정 경험이 없는 김 지명자가 내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책임총리’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는지 철저히 따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동안 민주당이 줄기차게 사퇴를 촉구해온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가운데 김 지명자 임명동의까지 반대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반면 대통령직 인수위와 새누리당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새 정부의 첫 총리 인준이 향후 정부 조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특위 위원 내정을 마친 가운데 이번 주말 마지막 조정 작업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김 지명자의 도덕성과 능력이 총리로서 적합한지를 집중 검증하겠다”면서도 특히 “인사 청문회를 통해 헛소문 등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조만간 김용준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김 지명자와 함께 초대 내각 조각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지난 1988년과 1994년, 각각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에 임명됐지만 당시에는 인사 청문회 제도가 없었다.
따라서 다음달 2월 구정 연휴 전후로 예정된 김 지명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함께 재산증여 의혹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험난한 검증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식 기자 knews@para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