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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당국간 대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장관급 회담이 열리면 개성공단 재개문제뿐만 아니라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간의 현안 대부분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북한이 우리 정부의 당국 간 회담 제의를 전격 수용했고, 우리 정부 역시 7시간 만에 당국 간 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제안했다.
북한이 특별담화문을 통해 제안한 대화 의제는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간 현안이 총 망라돼 있다.
북한은 회담제의 다음날, 지난 3월 일방적으로 단절했던 판문점 적십자 통신선을 재개했다. 또 우리 정부가 제안한 서울 장관급 회담 전인 9일 개성에서 실무회담을 갖자고 추가제안을 해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실무회담 날짜는 9일 로 하되 장소는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으로 하자고 북측에 수정 제안했다 .
통일부는 장관급 회담에 대비해 관련부처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남북한 간의 장관급 대화가 열리게 되면 지난 2007년 이후 6년만의 일이다.
또한 이번 남북간 회담이 성사될 경우 지난 2011년 2월 남북군사 실무회담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남북 당국간 회담이 이뤄지게 된다.
[사진 자료= KBS 보도화면 캡쳐]
정부, “북한제의 수용, 통일부 국장 수석대표 포함 실무 3명 제의”
정부는 남북 장관급 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을 오는 9일 갖자는 북한 측 제의를 전격 수용했다.
대신 통일부 국장을 수석대표로 한 세 명을 회담 대표로 구성해 실무접촉 장소는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열자고 수정 제의했다.
정부는 7일 오후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 명의로 북측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앞으로 이 같은 전화통지문을 보냈다.
정부 당국자는 “이 전화통지문에서 9일 오전 10시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12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남북 장관급 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공식제안은 앞서 이날 오전 북한이 제안한 9일 개성 실무접촉에 대해 장소를 바꿔 수정제안한 것이다.
정부는 또 “실무접촉 대표로 통일부 국장을 수석대표로 우리 측에서 모두 3명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표단 구성 내역에 대해서는 추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장관급 회담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적 여건과 이동의 편의성을 고려해 개성 대신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장소를 수정 제의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9일 실무접촉에서는 북 장관급 회담 운영과 관련된 내역, 구체적으로 대표단 규모와 체류 일정 등 행정적이고 기술적인 것인 내용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전화통지문을 보내기 2시간 전인 이날 7일 오후 2시쯤 북한이 먼저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우리 측에 전화를 걸어 왔다.
이로써 지난 3월 11일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로 단절됐던 판문점 적십자 채널은 약 석 달 만에 복원이 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르면 이날 7일을 전후해 북한이 우리 측 제의에 호응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북한 당국간 남북대화 재개 수용, 다행”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남북 당국간 회담 제의를 북한이 수용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6일 북한의 발표에 대해 보고받고 “그동안 국민들께서 정부를 신뢰해 주신것에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정현 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남북대화를 통해 개성공단 문제 등 여러 현안들을 해결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더 나아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발전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외부 일정을 마치고 청와대로 돌아온 직후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청와대를 비롯해 통일부, 외교부 등 관련 부처는 이날 오후 안보 관련 장관회의를 열고 북한의 의도와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은 지난 5일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특별담화문을 통해 또 “필요하다면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어 “남·북 당국이 6·15 공동선언뿐 아니라 7·4 공동성명 발표를 기념하는 행사도 공동으로 개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남북간 회담이 성사될 경우 지난 2011년 2월 남북군사 실무회담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남북 당국간 회담이 이뤄지게 된다.
여야, 남북당국 회담 재개 일제히 환영
여야는 남북당국 회담 재개와 관련해 한 목소리로 “남북 당국 간 회담 재개를 일제히 환영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한반도 긴장 완화 성과내길 기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번 회담 재개가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본격 작동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대화 재개 가능성이 커진 것은 박근혜 정부가 흔들림 없이 원칙과 일관성에 기반해 대북정책을 펼친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해서 과거처럼 시간끌기용 회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박근혜 정부가 원칙을 가지고 회담을 제안한 성과가 나왔다”고 평가하고 “회담에서 라오스 탈북자 강제 송환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남북 회담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첫 걸음 돼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당사자 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첫 걸음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는 아울러 “한반도 평화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리는 것은 남북한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어 “실향민 1세대들의 연세가 많은 만큼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꼭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번 회담이 남북이 소득없이 자존심을 겨루는 대화가 아니라 실사구시, 물실호기의 회담으로 한반도 새로운 화해 협력의 시대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 시절 대북정책을 주도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의원, 임동원,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도 이날 오전 모임을 갖고 “박근혜 정부 대북 정책을 높이 평가한다”고 뜻을 모았다.
박지원 “당국자 회담,정상회담 이어져야 신뢰 회복”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우리 정부가 남북 장관급 회담을 오는 12일 서울에서 열자고 북한에 제안한 것에 대해 당국자 회담이 남북정상회담으로 갈 수 있다고 보며 양국 정상이 만나야만 제대로 된 합의가 이뤄질 수 있고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당시 공식 수행원으로 방북했던 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야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꽃피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북측이 서울개최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본다며 서울에서 회담이 열릴 경우 북한측 회담 대표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메시지를 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이후 우리 측도 김 위원장을 면담해 양 정상의 메시지가 오갈 경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정부, 남북대화 주도해야”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남북 당국자 회담 진전과 관련해 북한의 대화 제의와 우리 정부의 빠른 수용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은 이어 “이제부터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지체할 이유 없이 적극적으로 우리 정부가 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길재 통일 “북한과 신뢰 관계 발전하도록 노력”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의 회담을 통해 양측이 신뢰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길재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류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하에 이뤄지는 남북 간 대화는 이렇게 가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시간끌기가 아니라 진짜 성과를 내는 회담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고,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민간이나 국회 차원의 교류도 진행될 수 있도록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靑 “남북 당국 회담 바람직…신뢰기반 쌓아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6년 만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남북 장관급 회담 개최와 관련해 남북 당국간 회담은 바람직한 방향이며 회담을 통해 남북 신뢰기반이 쌓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히고, “회담을 서울에서 장관급으로 하자고 우리 측이 제안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뜻이 포함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수석은 또 “서울에서 회담이 열리면 북측 인사가 박 대통령을 면담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논의는 남북간 대화의 진전에 따라 의견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이 수석은 이와 함께 북한 측이 7ㆍ4 남북공동성명 공동기념행사를 제의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7ㆍ4 남북공동성명 기념행사와 6ㆍ15 공동선언 기념행사가 열릴지에 대해서는 회담을 해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 언론, 북한 회담제의 긴급뉴스 보도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제의한 것과 관련해 해외 언론들은 이를 긴급 뉴스로 전했다.
AFP 통신은 “북한이 그동안 폐쇄된 개성공단을 다시 열기 위한 회담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회담의 기간과 날짜에 대해서는 남측의 편의에 의해 정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CNN은 “북한이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한국 측에 제안했다”고 전하고 “필요할 경우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논의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관영통신인 신화통신도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남측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AP 통신도 서울발 기사를 통해 “남한 당국이 이 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며 조만간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식 기자 knews@para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