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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눈(London Eye)'으로 런던을 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람기구, 런던 시내 한 눈에 내려다 보여
유럽은 여행목적이라면 굳이 겨울에 올 필요가 없다. 오후 4시가 지나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관광할 시간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날씨 역시 으시시하여 구경다닐 마음이 내키지않는다. 개인적으로 돌아다닌다면 시간이나 날씨 불문하고 제한된 여건하에서 구경 다니면 되지만 여행사에서의 패키지여행을 고려할 경우에는 대부분 4월 이후부터 모집한다.영국은 물론이고 프랑스, 이태리 등 유럽의 주요관광지는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한 게 없다. 선조들이 남겨놓은 유적이나 예술품 등이 대상이기 때문에 특별히 변할 이유가 없다. 내 자신의 기억 만 점점 변하고 멀어져 갈 뿐.
필자가 영국을 떠난 후 거의 유일하게 변한 것이 있다면 '런던 아이((London Eye)가 새로 만들어진 것. 2000년 밀레니엄을 기념해 만든 것으로 놀이공원에서 어린이들이 타는 환상모험열차 같아서 어른이 돈내고 탈 마음은 솔직히 내키지않는 명물이다.
그런데 안내팜플렛을 보니 세계에서 가장 큰 대관람차란다. 또, 높이 면에서도 135m로 이런 종류의 관람기구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거란다. 개장 이후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로 사랑받고 있으며 매년 3천 5백만 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방문한다고 한다. 매년? 엄청난 관람객 숫자다. 볼 만한 게 좀 있는 걸까? 관심이 간다.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와 헝거포드다리(Hungerford Bridge) 사이의 템즈강변에 있는 주빌리 가든(Jubilee Gardens) 내에 위치하고 있다. 1999년 새로운 천년을 기념하여 건축한 것으로 커다란 자전거바퀴 모양을 한 회전 관람차이다.
꼭대기에 오르면 런던 시내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건 당연. 과거 영국에 살 때는 4년 동안 거의 관광 가이드 수준으로 런던 시내는 물론 주요관광지를 누비고 다녔지만 하늘에서 런던시내를 내리다볼 기회는 없었다.
그렇다. 여행은 관광객답게, 관광객스럽게 볼 것은 봐야 한다. 런던 시내와 테임즈강 조망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자. 무려 16.5파운드 넘게 입장료를 내고(일반성인은 19.95파운드) 어린이들처럼 줄을 선다.
그런데 내 앞뒤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어린이들이 아니다. 거의 전부가 어른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있고 젊은 남녀들이 대부분이다.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가 하늘 오르기를 기다린다. 평일에 갔는 데도 사람들이 꽤 많다. 언제 가도 줄을 서야 하고, 휴일에는 예약하지 않고는 탈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우주선 캡슐 모양이라서 관람용캡슐이라고 부르는 총 32개 관람차가 돈다. 각 캡슐에 탈 수 있는 인원은 25명.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다.
바퀴가 회전하면서 다양한 방향에서 런던 시내를 관람할 수 있다. 런던아이를 중심으로 반경 40㎞ 이내의 도시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연예·오락이나 결혼식과 같은 다양한 행사를 위한 독특한 장소로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런던과 테임즈강 조망은 역시 평지에서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새로운 시각에서 런던을 다시 내려다 본다. 서쪽으로는 버킹엄궁전과 국회의사당, 웨스트민스터 브리지가 소인국 풍경처럼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는 워털루브리지 너머로 세인트 폴 성당도 눈에 들어온다.
카메라 줌을 당겨 대영제국의 심장을 여기저기 살펴본다. 카운티 홀 건물이 부채를 편듯 활짝 열려 있고, 그 앞 '퀸즈 워크(The Queen's Walk)' 강변산책로에는 무수한 사람, 사람들이 오고간다. 테임즈강의 물결처럼 역사는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발자국에서부터 시작된다.(글,사진/임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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