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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춘기”, 아플수록 더욱 찬란한 우리 모두의 그 시절!
뮤지컬 ”사춘기” 프레스콜
등록날짜 [ 2014년11월27일 10시37분 ]

(한국사진방송= 서경미 기자) 누구나 어떤 식으로든 한 번은 겪어야만 하는 인생의 통과의례, 사춘기.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기도 하고 때로는 가장 빛나는 순간이기도 한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들을 조명한 뮤지컬 <사춘기>가 지난 21일 개막했다.

뮤지컬 <사춘기>는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불리는 독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눈 뜨는 봄>을 우리 상황에 맞게 각색한 뮤지컬로 2008년 초연과 이듬해 재연을 거쳐 이번이 벌써 삼연째다.베데킨트가 희곡을 선보였던 1891년 당시 독일은 종교적 가치관과 권위주의가 팽배했던 시기였다. 청교도학교에서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과 이를 억압하려는 어른 사회의 대립을 자위, 낙태, 자살, 동성애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16년간이나 독일에서 상연이 금지되었던 작품이다. 뮤지컬 <사춘기>는 이러한 이야기를 대한민국의 현재로 옮겨왔다. 더욱 더 적나라해진 일상에 대한 묘사는 가식과 위선으로 가득한 기성세대와 철저하게 단절된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학 오자마자 전교 1등을 차지한 영민은 사실 아버지가 밖에서 낳아온 자식으로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픔이 있다. 친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마음속에 감추고 사랑을 믿지 않는다. 군인인 아버지 아래서 엄격하게 자란 선규는 춤을 좋아하는 유쾌한 성격이지만 공부를 못해 늘 문제아 취급을 받는다. 성경책만 읽으며 봉사활동에 열심인 수희는 영민의 영향으로 <파우스트>를 읽고 가치관의 혼란을 느낀다.
이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부정행위를 마다하지 않거나 의도하지 않은 임신으로 괴로워하는 등 철저하게 아픈 사춘기를 겪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뮤지컬 <사춘기>는 어둡고 무거운 사춘기를 그린다. 때문에 가슴속에 상처와 원망을 묻고 살아가는 영민이 어두컴컴한 긴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뮤지컬 <사춘기>가 인생의 암흑기를 아프게만 그리지는 않는다. 바로 라이브밴드의 경쾌하고 생동감 있는 음악을 통해서 다시 오지 않을 그 시절의 ‘찬란함’도 완성도 있게 표현하고 있다. 용철 역의 고훈정 배우가 직접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너만 보여”나 학교 축제에서 ‘용용브라더스’가 노래하는 록 넘버 “젊은 날의 초상”은 사춘기 시절의 열정과 푸르름을 느끼게 한다.



영민 역의 신성민 배우는 기자 간담회에서 “영민은 굉장히 외로운 아이고 또 사랑받고 싶어 하는 아이”라며 “왜 영민이가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영민의 드라마에 집중해서 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박소영 연출은 “우리 작품에 나오는 친구들은 모두 굉장히 어려운 사춘기를 보낸다.”며, “그렇지만 한 번도 누군가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영민이라는 인물이, 마지막에 선규와 환상과도 같은 대화를 나눈 후 친구들의 환영을 보면서 그래도 너희와 함께 했던 시절이 눈부셨다고 말하게 된다. 무게감을 딛고 한 발 나아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 힘든 시기를 겪는 분들이 이 작품을 꼭 봐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신성민, 윤나무, 조형균, 최성원, 김다흰, 강정우, 박란주, 박정원, 임병택, 고훈정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사춘기>는 내년 2월 15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상연된다. 이희준 작/작사, 박정아 작곡, 박소영 연출, R석 5만 5천원, S석 4만 4천원.




글, 사진 : 한국사진방송 서경미 기자 (takir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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