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국사진방송) 정양진 기자 = 1월 25일 한국사진방송 사이트에 ‘하얀 겨울에 떠나요! 파주 월롱천 상고대 명소’라는 촬영 알림 문이 게시 되었다. 상고대 촬영은 관심이 없었으나 눈을 번적 뜨게 한 것은 안카 님의 맛좋은 문산 부대찌개가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30여 년 전에 들렸던 문산 부대찌개 식당은 세거린지 네거리에 있었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교차로 곁에 붙어있었고 회갑을 전후한 아주머니가 주인이었다. 주변에는 높은 건물도 없었고 살림집을 식당으로 개조하여 부대찌개를 끓이고 있는 기억 속의 부대찌개 식당이다.
파주에 사는 선배의 소개로 길가의 허름한 집에서 부대찌개를 처음 맛보았는데 어찌나 맛이 있었던지 지금까지 그 맛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때로는 그때 그 부대찌개의 맛을 떠올려 여기저기에서 맛보았지만 맛은 문산의 그 부대찌개의 맛을 따르지를 못했다.
1월 15일 오전 월롱천 상고대 촬영을 마친 한국사진방송 팀은 정영남 원로작가의 안내로 김가중 대표, 정기태 작가, 박청희 작가, 이종생 작가 등 10여명이 파주시 문산읍의 ‘삼거리부대찌개’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은 예전의 그 자리에 있었으나 단층 건물로 기억된 건물은 삼 층으로 변해 있었고 전에 없었던 교차로가 교량으로 이어지고 5거리로 변해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할머니 소식을 물었는데 돌아가셨다고 한다. 대를 잇고 있는 ‘삼거리부대찌개’ 설립자의 아들 박영철 대표는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제가 손님을 맞고 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라고 한다. 문을 연지가 몇 년이나 되었느냐고 묻자 늙수그레한 손님이 계산을 마치고 나가다 말고 “내 나이 일흔 넷인데 스물여섯 살 때부터 들어 다녔으니 계산 해봐요.”라고 주인의 대답을 대신했다.
한국전 때부터 미군이 주둔하면서 등장하게 된 부대찌개는 부대에서 흘러나온 고기와 소시지를 넣고 우리 입맛에 맞게 끓인 찌개다. 삼거리부대찌개 식당은 50년 넘게 한 자리에서 대를 이어가며 그렇게 부대찌개를 끓이고 있는 것이다. 부대찌개는 우리들에게 잊지 못할 또 잊어서는 안 될 먹거리 중의 하나가 아닐까.
'삼거리부대찌개' 박영철 대표
문산, 동두천, 의정부 등 미군들이 주둔하고 있었던 부대 주변에서 문을 열기 시작한 부대찌개 식당들은 오늘날 여러 도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중음식이 되었다. 우리의 음식문화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뿌리를 내려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1985년 국민소득 2.300불 시대의 입맛과 30.000불 시대를 열어가는 지금의 입맛은 분명 달라져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오늘의 부대찌개 맛은 기대했던 기억 속의 맛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