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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사진집 ‘기억색’ 감상기 핵사곤 출판사
부산에서 활동하는 김동진 작가가 사진집 ‘기억색’(출판사 헥사곤)을 출간했다. 기자가 입수한 사진집은 작고 아담하면서도 풍부한 작품들로 빼꼭히 채워져 여느 사진집이 화려함에만 치우쳐 볼거리 제공이 부족함을 뒤엎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중촬영 테크닉을 이용한 테크니컬하면서도 작가특유의 감성이 녹아 감상자로 하여금 아련한 꿈속 같은 감미로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로부터 우리네 정서가 녹아 있는 다큐하면서도 작가의 심미안을 놓치지 않은 작품들 그리고 조형적이면서 예술에 입각하여 근접하여 들어간 한마디로 사진의 교본 같은 작품들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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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기억색이라는 상징적 단어를 통해 우리들 각자가 소중하게 간직하거나 단편적으로 떠올리는 기억에도 고유한 색이 있음을 작품을 통해 환기시킨다. 3부로 나누어진 사진집 안에는 어린 시절 다락방에 숨겨둔 보물을 꺼내 보는 순간처럼 묘하고 설레는 빛바랜 기억들이 때로는 따뜻하고 밝은 은유의 색감으로, 때로는 차갑고 어두운 환유의 색깔로 자신만의 감성 언어를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휴지부를 가지고 자신을 돌아보길 권한다. 각자의 시간 속 다락방 문을 열고 소중한 기억색을 떠올려 보는....
작업노트
시간속 다락방을 열고
내 마음이 이끌리고 내 눈길이 머무는 그 순간,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작은 눈에 비치는 현실의 생생한 느낌을 나만의 방식대로 표현하고 전달하며 오랜 기억으로 곁에 두고 싶었습니다.
나는 아름답고 고운 것을 보거나 슬픈 현실을 대할 때 그 상황이나 장면을 사진에 담아 그 순간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기억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남기는 한 장의 사진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소중한 추억으로 전달되길 기대하면서 나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저울질하며 카메라의 셔터를 누릅니다. 우리가 외면하려던 슬픈 현실은 시간이라는 위대한 의사가 치유한 따스함 쪽으로 우회하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을 흘러가는 아련한 시간 속으로, 상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아주 작은 나만의 다락방에 저장하여 그 보물을 자주 꺼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시간은, 아름답고 고운 것을 오래 기억함으로써 슬픈 현실을 이겨내는 힘을 얻고자하는 나의 간절한 바람에서 시작된 작은 소망 같은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