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에 수놓은 듯 아름다운 산, 금수산
수려한 산세와 기암절벽 절경
금수산(1,016m)은 충청북도 단양군 적성면과 제천시 수산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월악산 국립공원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단양군지>에 의하면, 본래 이름은 백암산이었으나 조선 중엽 단양군수로 있던 퇴계 이황이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 하여 금수산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금수산 아래 적성면 상리, 하리와 현곡리에 걸쳐 있는 긴 골짜기는 산자수명한 경승지이며, 이 골짜기에 흩어져 있는 마을들을 통틀어 품달촌이라고 하였다. 단성면 지역에서 바라보면 산 능선이 마치 미녀가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처녀봉’이라고도 부른다. 산 중턱에는 가뭄이나 장마 등 때를 가리지않고 바위틈에서 일정한 수량이 용출되는 용소와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언다는 얼음골이 있다.
주요 등산코스는 상천리에서 금수산을 올라 다시 상천리로 돌아오는 코스와, 금수산 정상에서 반대편인 상학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상천주차장-망덕봉-망덕봉 삼거리-금수산까지 상행코스로 약 3시간 20분, 금수산 정상에서 금수산 삼거리-상천주차장까지 하산코스로 약 2시간, 총 5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금수산 정상에서 금수산 삼거리를 거쳐 상학주차장으로 하산할 경우에는 총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중 필자 일행은 상천리 원점 회귀코스를 택했다.
상천리주차장에서 11시 20분 쯤 산행을 시작, 10분 정도 가면 보문정사를 만나고, 6분 가량 더 가면 용담폭포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좌측은 망덕봉 오르는 길, 우측은 바로 금수산 정상으로 가는 코스이다. 우리 일행은 망덕봉을 거쳐 금산 정상까지 가기로 하고 좌측 코스로 방향을 잡는다. 갈림길에는 금수산 및 용담폭포 소개, 탐방로 안내판 등이 세워져 있다. 산행정보를 대강 읽어본 후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산 아래 오솔길을 조금 가면 다리를 만나고 용담폭포로 가는 이정표도 보인다. 갈림길에서 용담폭포까지는 180m 정도. 안내판을 보니 등산로 중간에 용담폭포 전망대가 있어 굳이 용담폭포까지 다녀오지않고 정규등산로를 따라 간다.
금수산은 바위산이라 꽤 험한 편이다. 다행히 철계단이 계속 설치되어 있어 산행하기에 무리는 없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면 곧 철계단이 시작된다. 갈림길에서 10분 정도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면 용담폭포 전망대에 이른다. 금수산의 비경 중 제1경인 용담폭포는 3층 폭포로서, 높이 30m의 절벽을 곤두박질하여 5m 정도의 깊은 바위 웅덩이에 물줄기가 떨어져 힌 물보라를 일으킨다. 이 모습이 마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하여 용담폭포라 이름붙여졌다 한다. 용담에서 금수산을 수호하는 신룡(神龍)이 울부짖으며 승천할 때 남긴 발자국 3개를 상탕, 중탕, 하탕의 3담으로 부른다. 조선시대에는 이 폭포를 ‘용추(龍湫)’라고 불렀으며, 1970년대까지 인근동민과 수산면장이 용추에서 기우제를 봉행했었다고 한다. 30m의 폭포수를 맞으면 신경통과 통증치료에 효험이 있다 하여 봄부터 가을까지 많은 탐방객들이 찾는다. 용담폭포 전망대에서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올라왔던 상천리 마을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용담폭포를 내려다본 후 다시 철계단을 오른다. 철계단을 지나면 쇠난간, 그리고 숲길이 이어진다. 능선 바위 길을 이리저리 비켜 지나간다. 능선 좌측 및 우측은 깊은 계곡, 특히 좌측 건너 능선에는 수직절벽 위에 기암괴석들이 즐비하다.
용담폭포전망대에서 바위길을 50분쯤 올랐을까? 좌측 능선에 거대한 입석바위 두 개가 눈에 들어온다. 등산안내도를 보니 아래측 기암은 족두리바위, 위에 있는 기암은 독수리바위로 표기되어 있다. 유심히 보니 정말 입석 위에 독수리가 움츠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입석 꼭대기의 소나무 한 그루도 신비롭다. 오직 바위기둥 뿐인 저 수직암벽 위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 삶을 유지하고 있을까?
상천리 들머리에서 약 2시간 정도 바위능선 및 철계단을 오르면 망덕봉 500m라고 표시된 이정표를 만난다. 이제 어려운 코스는 거의 지났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상천리에서 이곳까지는 거리로는 2.3km. 이제부터 망덕봉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숲능선이 이어진다.
2시 22분, 드디어 망덕봉 최고능선 갈림길에 이른다. 상천주차장에서 2.7km 올라온 셈이다. 좌측으로 100m 만 가면 망덕봉, 우측은 금수산으로 향하는 능선길이다. 이곳에서 금수산까지는 아직 1.8km 더 가야 한다.
해발 926m 높이의 망덕봉을 찍은 후 금수산 정상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망덕봉에서 능선 오르내림길을 거의 한 시간 가량 걸어 3시 17분에 망덕봉삼거리에 이른다. 이제 금수산 정상까지 300m 남았다. 해발 880m에 위치한 이곳은 상학주차장으로 가는 갈림길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상학마을까지는 2km 거리이다.
갈림길에서 철계단을 타고 조금 더 가면 우측으로 멀리 우리 일행이 지나온 망덕봉 능선이 웅장한 자태로 보이고 그 뒤로 충주호도 시야에 들어온다. 산능선과 능선 사이로 충주호 물길이 계곡을 이루고 있다.
3시 30분, 드디어 금수산 정상이다. 천천이 오르다 보니 당초 예상시간인 3시간 20분 보다 30분 정도 더 걸렸다. 정상에는 ‘금수산, 해발 1,016m'라고 쓰여진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표지석 주위는 단체사진을 찍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다. 바위봉우리 아래 목제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기다리면서 교대로 사진을 찍는다. 정상에서 상천주차장은 3.5km, 상학주차장은 2.8km 거리이다.
정상에서 15분쯤 머문 후 하산을 시작한다. 오르는 코스가 가파른 만큼 하산길 역시 꽤 가파르다. 정상에서 500m 내려오면 다시 상학주차장 방향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만나고, 갈림길에서 40분 정도 내려오면 급경사 계단이 이어진다.
오후 5시 45분경 용담폭포 갈림길 도착, 금수산 산행은 사실상 이곳에서 마무리한다. 정상에서 이곳까지 2시간, 오전 상천주차장 들머리로부터는 총 6시간 25분이나 걸렸다. 보문정사를 지나 들머리인 백운동교에 이르니 이미 시간은 오후 6시다.
백운교를 건너자 마을표지석이 우리 일행을 반긴다. ‘비단같은 절경-상천산수유마을’이라 쓰여 있다. 이곳 마을길은 제천 청풍호 자드락길 중 제4코스 ‘녹색마을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녹색마을 산책길은 약 7.4km 거리이다. 6시간 넘게 ‘비단길 절경’을 오르내린 기분이 약간 피곤하면서도 묘하게 상쾌하다.(글,사진/임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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