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未年 가을도 어김없이 찾아오더니 성큼 성큼 들어 옵니다.
아직은 떨어지지 않아도 되건만 무에 그리 바쁜지 ...
푸른잎이 누렇게 변해도 숲은 속삭입니다. 희망은 당신 곁에 있다고...
너무 붉어서 그만 흘려 버리고 만 그녀
그녀와 함께 모두 붉어서 아름다운 걸 나는 압니다.
누구의 곁에 서 있는가에 따라서 그녀의 색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배경이 되어 줄 뿐입니다.
우아함으로 견줄 수 없는 연꽃과는 다르게 화려하고 치명적 유혹의 빛을 안고 있는 꽃무릇은 그 빛이 치명적이 아니라 그 아래 뿌리에 가장 치명적 독을 품고 있다. 하여 이 독으로 탱화나 단청에 발라 좀이 스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화려함으로 유혹하는 그녀는 이유가 있는 것일까? 독을 품고 있으니...
선운사! 불갑사! 그 곳에서 무리를 지어 유혹하여 온 무리가 떼지어 꽃무릇을 찍고 물 뿌리고 이슬 내렸다고 하고 꺽어서 변태 사진 찍더라. 그냘 보면 될 것을 주변과 어우러진 빛과 마음을 보아 주면 될것을 하고 늘 자연을 훼손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맘이었다.
그래도 붉은 빛을 품고 햇살아래 살포시 미소짓는 꽃무릇의 자태를 그리워 마음에 두고 있었더니 가까운 곳에서도 볼 수 있었다.
중앙공원에 꽃무릇이 살 수 있도록 터전을 꾸미고 가을이 되기를 기다린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들어가지 말라고 하여도 들어가고 물 뿌리지 말라고 하여도 뿌리는 그들은 언제 철이 들려나...
가을 따가운 햇살아래 이백을 기다려 주신 님들에게 반가운 인사하며 담아 온 꽃무릇의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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