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사동에서 천 개의 사발전이 열리고 있다.
- 이제 다시 10년의 주기를 넘어
매년 이 맘 때면 꼭 열리는 전시회가 있다. 이창숙작가와 함께하는 5인의 사발전, 무려 천 개의 사발을 만들어 전시한다. 사치하지 않으면서 오래 쓸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막사발이라 불리기도 하고 일본에 가서는 다완이라 하여 최고의 대접을 받는 사발이다. 허기사 본기자는 이 그릇에다 라면을 담아 먹으면 최상의 맛이 난다고 맹신할 정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인사동 아름다운 차박물관에서 5월1일부터 30일 까지 한 달간 전시될 예정이다.
올해는 약간 특이하다. 10녀전 첫해 전시에서는 사발 하나에 만원, 둘째 해에는 이 만원, 이렇게 하여 작년 십 년째에는 십 만원을 받다가, 올 해는 11년째로 다시 만원부터 시작한단다. 손으로 일일이 천 개를 만드는 것도 힘이 드는 일인데 단 돈 만원이라니, 시중에서는 최소 10만원 이상이고, 일본에서는 2~3 만 엔은 족히 받는다는데 올해 사는 사람들은 횡재를 하는 셈이다. 입소문을 타고 전시회 첫날 아침부터 부지런한 손님들이 모여 들었다. 너도 나도 한 사람 당 몇 십 개씩 포장하기 바쁜 하루였다. 오후 늦게 소식을 들으니 350개 남았다고 하더니 둘째 날 오전에는 매진이란다. 하여간 이런 진기한 전시회를 매년 열고 있는 도예작가 5인 방은 그래도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올해 기회를 놓치신 분들은 내년에 도전해 보시라. 개당 이 만원을 해도 무지 싼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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